반응형
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세 번째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에 실린 ‘잊혀진 계절’입니다.
잊혀진 계절 / 이권
발신인도 없는 흉흉한 기별이 떠도는 거리를
지날 때 함박눈이 송이송이 내리기 시작했다
이름 대신 예쁜 가명으로만 불리던
누이들의 소식이 삐라처럼 뿌려지던 골목
임신 대기 중인 누이들이 TV 속 남자 배우와
배란일을 맞추며 상상 임신을 하던 곳
제 몸을 주체하지 못한 사내들이
밤마다 저를 탕진하기 위해 모여들곤 하였다
도둑고양이처럼 나타났던 사내들이
잠시 반짝이다 사라지던 곳
그 많던 누이들은 다 어디 갔을까
노란 집이 예쁘게 앉아 있었다던 동네이다
* 이권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아실. 2023. 03.
https://link.coupang.com/a/SBd98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728x90
반응형
'이권 세 번째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복화술사 아버지 / 이권 (87) | 2023.10.11 |
---|---|
끼리끼리 모여 산다 / 이권 (124) | 2023.10.08 |
나도박달나무 / 이권 (79) | 2023.09.29 |
셀카를 찍다 / 이권 (131) | 2023.09.27 |
이권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펴내면서 (43) | 2023.03.2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