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449 혼잣말 / 이권 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첫 번째 시집 『아버지의 마술』에 실린 '혼잣말'입니다. 혼잣말 / 이권 한밤중에 오래된 집이 혼잣말을 할 때가 있다 오랜 시간 집을 지키느라 허리가 삐끗했거나 심심해서 말동무나 하려고 집주인을 부르고 있는 것 동구 밖 감나무에 까치 한 마리 앉아 있다누군가를 기다리며 혼자 울고 있다 저물녘 산길 걷는데 싸리나무가 외로운지내 팔을 툭 치며 말을 건네온다말이 많아도 외로운 사람이지만 벽에 대고 혼잣말을 하는 사람정말 외로운 사람이다 *이권 시집 『아버지의 마술』 애지.2015. 06.https://link.coupang.com/a/UyWuN 아버지의 마술:이권 시집COUPANGwww.coupang.com"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 2024. 12. 2. 자네가 무언가 간절히 원할 때 자네가 무언가 간절히 원할 때 "자네가 무언가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파울로 코엘료가 쓴 장편소설 ‘연금술사’에서 살렘의 왕이 양치기 산티아고에게 들려준 이야기입니다.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할 때 온 우주가 당신의 소망이 이루어지도록 도와준다는 것입니다. 실천 하지 않는 행동에 행운이 찾아오지는 않겠지요. 로또 복권도 사지 않고 로또 1등의 행운을 기다리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입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어떤 때는 세상이 전부가 내 편이다 싶다가도 어떤 때는 세상 전부가 나를 외면하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일수록 간절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한다면 온 우주가 도와 머지않아 당신에게도 크나큰 행운이 찾아올 .. 2024. 11. 29. 세상이 너무 많이 달라졌다 / 이권 세상이 너무 많이 달라졌다 / 이권 예전에는 제 몫 빼앗기고 복장 터진 사람들이내 몫 내놓으라고 죽을 둥 살 둥 데모했다 요즈음은 가진 자들이 더 많이가지려고 남의 것 더빼앗으려고 힘자랑하듯 데모를 한다 툭 하면 네 편 내 편 갈리어술주정하듯 핏대를 올리며 데모를 한다 더는 너 잘되는 것 못 보겠다며보수와 진보가 자본과 노동이 젊은이와 늙은이가 당신과 내가습관처럼 데모를 한다세상이 달라도 너무 많이 달라졌다* * 정희성 시인의 시 「세상이 달라졌다」에서 차용.https://link.coupang.com/a/SBd98 그럼에도 불구하고:이권 시집COUPANGwww.coupang.com"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2024. 11. 27. 음모陰毛 또는 음모陰謀 아직 지면에 발표되지 않는 저의 미발표시 '음모陰毛 또는 음모陰謀'입니다. 음모陰毛 또는 음모陰謀 / 이권 속초 바닷가로 1박 2일 여행을 다녀왔다 하룻밤 묵으려 찾아든 모텔 욕실 바닥 수챗구멍에 곱슬한 음모陰毛 한 가닥이 눈에 띄었다 제 몸의 일부를 떨어트리고 간 이의 아랫도리를 보는 것 같아 여간 민망스럽지 않았다 검은 陰謀가 자랄수록 수없이 부끄러움을 느꼈을 陰毛 어젯밤 그의 陰謀는 집행되었을까 아니면 또 다른 계략을 준비하고 갔을까 한 번도 양지이지 못하고 음지를 지향했을 陰毛 곱게 휴지에 싸서 버렸다 주인 여자가 인터폰으로 뭐 필요하신 것 없냐고 여자가 필요하시면 말씀하시라 하였다 또 다른 陰謀가 인터폰에서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었다 2024. 11. 25. 가을에 아름다운 사람 / 나희덕 오늘 소개할 시는 나희덕 시인의 ‘가을에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이 계절에 어울리는 시입니다. 나희덕 시인은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뿌리에게’ 가 당선되어 등단했습니다. 김달진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미당문학상, 백석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주요 작품으로는 사라진 손바닥, 천장호에서, 마른 물고기 등이 있습니다. 가을에 아름다운 사람 / 나희덕 문득 누군가 그리울 때아니면 혼자서 하염없이 길 위를 걸을 때아무것도 없이 그냥 그 자리에 있는 것 만으로 아름다운단풍잎 같은 사람 하나 만나고 싶어질 때가을에는 정말 스쳐가는 사람도 기다리고 싶어라 가까이 있어도 아득하기만 한먼 산 같은 사람에게 기대고 싶어라 미워하던 것들도 그리워지는가을엔 모든 것 다 사랑하고 싶어라 2024. 11. 24. 처음엔 당신의 착한 구두를 사랑했습니다 / 성미정 오늘 소개할 시는 성미정 시인의 ‘처음엔 당신의 착한 구두를 사랑했습니다.’입니다. 구두가 착하다니요. 당신이 사랑에 빠진 게 분명합니다. 사랑이 눈을 뜨면 그의 모든 것을 사랑하게 되지요. 그의 낡은 구두와 죽은 깨 긴 얼굴, 그의 팔자걸음까지 사랑하게 되지요. 당신의 사랑은 나의 어디까지 밀고 들어왔나요. 이제 내가 당신을 사랑할 차례입니다. 처음엔 당신의 착한 구두를 사랑했습니다 / 성미정 처음엔 당신의 착한 구두를 사랑했습니다그러다 그 안에 숨겨진 발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다리도 발 못지않게 사랑스럽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어느 날 당신의 머리까지그 머리를 감싼 곱슬머리까지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당신은 저의 어디부터 시작했나요삐딱하게 눌러쓴 모자였나요약간 휘어진 새끼손가락이었나요지금 당신은 저의 .. 2024. 11. 22. 석남사 단풍 / 최갑수 오늘 소개할 시는 최갑수 시인의 ‘석남사 단풍’입니다. 가을이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는데 보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단풍만 보다 단풍만 사랑하다 왔다 합니다. 그러나 그 사람은 당신 안에 있어 손을 잡고 석남사 단풍을 같이 보았을 것이고 스님들이 올리는 예불 소리를 들었을 것이고 가을 내내 당신을 따라다녔을 것입니다. 석남사 단풍 / 최갑수 단풍만 보다 왔습니다 당신은 없고요. 나는석남사 뒤뜰바람에 쓸리는 단풍잎만 바라보다하아, 저것들이 꼭 내 마음만 같아야어찌할 줄 모르는 내 마음만 같아야저물 무렵까지 나는석남사 뒤뜰에 고인 늦가을처럼아무 말도 못 한 채 얼굴만 붉히다단풍만 사랑하다돌아왔을 따름입니다. 당신은 없고요. 2024. 11. 20. 아버지의 음계 / 이권 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두 번째 시집 「꽃꿈을 꾸다」에 수록된 '아버지의 음계'입니다. 아버지의 음계 / 이권30년 동안 낮은음자리표로 머무르시던 아버지가 정년퇴직했다 아침마다 울리던 알람소리가 사라졌다 아버지를 끌고 다니던 구두 신발장 속으로 들어가 더 이상 나오지를 않았다 넥타이는 아예 옷장에 목을 매달아 버렸다아버지가 자주 찾아가는 곳은 흰 바람 불어오는 자작나무숲 아버지는 한 그루 자작나무가 되어갔다하루해가 또 어제처럼 지고 아버지가 검은 건반을 누르며 돌아가는 곳은 타악기 소리 끊이지 않는 어머니 집아버지는 어머니가 발 씻으라면 발 씻고 밥 먹으라면 밥 먹고 슈퍼 가서 미원 사오라 하면 사온다 도돌이표만 찍다 돌아오는 아버지 발걸음에 높은음자리표 하나 달아주고 싶다이권 시집 「꽃꿈을 꾸다」.. 2024. 11. 19. ONE + ONE / 이권 ONE + ONE / 이권 혼자 감당하기엔 자신이 없어닮은꼴 하나 불러들이는 ONE + ONE 가끔은 ONE + ONE 이 용량을 속이는실속이 없는 것이라지만 그래도 거저얹어 주는 덤이라고맙게 생각되기도 한다 사람도 생각이 깊어질 때쯤 옆구리 허전한마음하나 끌고 와 ONE + ONE 으로사랑의 일가를 이루기도 한다 가끔은 사랑의 질량을 속여 파투가 나는 경우도 있지만 두 줄이 하나 되어 기다림의 시간을실어 나르는 철길처럼 둘이 묶임으로서하나가 되는 ONE + ONE *이권 시집[아버지의 마술]애지. 2015.06.https://link.coupang.com/a/UyWuN 아버지의 마술:이권 시집COUPANGwww.coupang.com"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 2024. 11. 17. 울음이 타는 가을江 / 박재삼 오늘 소개할 시는 박재삼 시인의 ‘울음이 타는 가을강(江)’입니다. 1959년 「사상계」 2월호에 발표되었고 시집 『춘향이 마음에』 수록된 시입니다. 화자는 친구와 함께 가을 산에 올라 단풍으로 물든 가을 강을 바라보면 지난날을 회상하고 있습니다. 사랑도 떠나고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 와 가는 가을 강. 춘향이 마음입니다. 울음이 타는 가을江 / 박재삼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가을햇볕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면,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江을 보것네. 저것 봐, 저것 봐,네 보담도 내 보담도그 기쁜 첫사랑 산골 물소리가 사라지고그 다음 사랑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 2024. 11. 15. 오늘 밤 나는 쓸 수 있다 / 파블로 네루다 오늘 소개할 시는 칠레의 민중 시인인 파블로 네루다의 스무 개의 사랑 시 중 ‘오늘 밤 나는 쓸 수 있다’입니다. 정현종 시인께서 옮기셨습니다. 시인이자 사상가이며, 정치가였던 파블로 네루다. 그가 손을 대는 순간 모든 것은 시가 되었다고 카를로스 푸엔테스는 말하였습니다. 네루다의 시를 읽고 오늘밤 제일 슬픈 구절의 시를 써보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밤 나는 쓸 수 있다 / 파블로 네루다 오늘밤 나는 쓸 수 있다 제일 슬픈 구절들을. 예컨대 이렇게 쓴다. "밤은 별들 총총하고별들은 푸르고 멀리서 떨고 있다." 밤바람은 공중에서 선회하며 노래한다. 오늘밤 나는 제일 슬픈 구절들을 쓸 수 있다나는 그녀를 사랑했고 그녀도 때로는 나를 사랑했다. 이런 밤이면 나는 그녀를 품에 안고 있었다.끝없는 하늘 아래서.. 2024. 11. 13. 돌부처 / 이권 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세 번째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에 실린 ‘돌부처’라는 시입니다. 돌부처 / 이권 경주 남산 마애여래좌상 돌부처노을 진 금오봉을 바라보고 있다 수천 수백만 번의 정 질로바위 속 부처를 꺼냈을 사람들 돌 속에 부처의 마음을 새겨 넣는 일은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바위도 저를 버리고 부처가되는 데 수억만 년이 걸렸을 것이다 경주 남산에는 아직도 바위 속에들어 계신 수많은 부처가 있을 것 나도 저 바위 속으로 걸어 들어가돌부처가 되고 싶다 누군가가 나를 꺼내줄 때까지한 일억만 년쯤 살다 나오고 싶다 이권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아실. 2023. 03.https://link.coupang.com/a/SBd98 그럼에도 불구하고:이권 시집COUPANGwww.coupang.. 2024. 11. 11. 이전 1 2 3 4 ··· 38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