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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신간 도서는 허완 시인의 『내가 길가의 돌멩이였을 때』 의 시집입니다. 도서출판b에서 출간되었습니다. 허완 시인께서 우편으로 보내주셨습니다. 시집으로는 『황둔 가는 길』이 있으며 한국작가회 회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시집의 첫 장을 여는 허완 시인의 ‘바람의 흉터’입니다.
바람의 흉터 / 허 완
누구를 흔들거나 무엇을 밀다가
안 되면 그것을 뛰어넘는 바람도
크게 다칠 때가 있는 것이다
간밤 큰 소리로 울며 지나가는 것이다
큰 가로수를 들이받았는지
바람의 팔 하나 뚝 부러져
가로수 줄기에 거꾸로 매달려
잉잉 울고만 있는 것이다
몇 날 며칠이 지나도록 멈추지 않고
진물처럼 흘러나오는 신음 소리에
구급차 출동하듯 맹렬히 울던 매미들도
시나브로 자취를 감추는 것이다
거리에는 어느새 찬바람만 불고
큰 상처 더디게 아무는 동안
지워지지 않을 흉터를 보며
가로수의 안색 부쩍 파리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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