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이권 세 번째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62 재인폭포 / 이권 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세 번째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에 실린 ‘재인폭포’입니다. 재인폭포 / 이권 하늘에서 무작정 뛰어내린 빗방울들이모여 또다시 천 길 절벽 아래로뛰어내려야 하는 절체절명의 재인폭포* 기어코 하늘 한쪽을 끌고 내려와용소에 기둥을 처박고 만다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순식간에 몸을내던지고 마는 폭포의 단호함이 있다 천지간의 소리를 모두 삼켜버리고재인의 사랑까지 삼켜버린 재인폭포 떨어지는 일에 그만 싫증이 나면폭포도 가끔은 천 길 낭떠러지를 되돌려 재인의 사랑까지 토해놓고거꾸로 흐르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 경기도 연천군 연천읍 고문리에 있는 폭포. 이권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아실. 2023. 03.https://link.coupang.com/a/SBd98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4. 12. 6. 세상이 너무 많이 달라졌다 / 이권 세상이 너무 많이 달라졌다 / 이권 예전에는 제 몫 빼앗기고 복장 터진 사람들이내 몫 내놓으라고 죽을 둥 살 둥 데모했다 요즈음은 가진 자들이 더 많이가지려고 남의 것 더빼앗으려고 힘자랑하듯 데모를 한다 툭 하면 네 편 내 편 갈리어술주정하듯 핏대를 올리며 데모를 한다 더는 너 잘되는 것 못 보겠다며보수와 진보가 자본과 노동이 젊은이와 늙은이가 당신과 내가습관처럼 데모를 한다세상이 달라도 너무 많이 달라졌다* * 정희성 시인의 시 「세상이 달라졌다」에서 차용.https://link.coupang.com/a/SBd98 그럼에도 불구하고:이권 시집COUPANGwww.coupang.com"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2024. 11. 27. 돌부처 / 이권 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세 번째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에 실린 ‘돌부처’라는 시입니다. 돌부처 / 이권 경주 남산 마애여래좌상 돌부처노을 진 금오봉을 바라보고 있다 수천 수백만 번의 정 질로바위 속 부처를 꺼냈을 사람들 돌 속에 부처의 마음을 새겨 넣는 일은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바위도 저를 버리고 부처가되는 데 수억만 년이 걸렸을 것이다 경주 남산에는 아직도 바위 속에들어 계신 수많은 부처가 있을 것 나도 저 바위 속으로 걸어 들어가돌부처가 되고 싶다 누군가가 나를 꺼내줄 때까지한 일억만 년쯤 살다 나오고 싶다 이권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아실. 2023. 03.https://link.coupang.com/a/SBd98 그럼에도 불구하고:이권 시집COUPANGwww.coupang.. 2024. 11. 11. 변두리에 변두리만 모여 산다 / 이권 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세 번째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에 수록된 ‘변두리에 변두리만 모여 산다’입니다. 변두리에 변두리만 모여 산다 / 이권 잠깐 꽃구경을 나왔다비명횡사한 꽃뱀의 장례가 며칠째치러지고 있는 산마을 누군가 몰래 내다 버린쓰레기더미 속에서 피어난산국화가 노란 조등을 내걸고 있다 도꼬마리와 도깨비바늘과까마중이 까마귀의울음소리를 들으며 까맣게 익어가는 곳 문수리 가는 막차가 반거충이사내 하나를 부려놓고 가면 검은 산에 눌러앉은 산마을도도깨비불 떠다니던섬강도 모두 변두리가 된다 변두리에 변두리만 모여 산다* * 최한식 수필집 『변두리에 변두리가 산다』에서 차용. 이권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아실. 2023. 03.https://link.coupang.com/a/SBd98 그럼에도 불구.. 2024. 10. 28. 아주 그냥 죽여줘요* / 이권 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세 번째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에 수록된 ‘아주 그냥 죽여줘요’ 입니다. 아주 그냥 죽여줘요* 일요일 오후 307번 시내버스 타고 영종하늘도시에서 동인천 가는 길. 버스가 영종대교를 건너갈 때쯤 잠깐 선잠이 들었다. 내가 잠이 든 사이에도 설악산 산 중턱에 있던 뭉게구름은 태백산맥을 넘어왔을 것이고, 바람은 남대천 은어의 지느러미를 따라 동쪽에서 서쪽으로 불어왔을 것이다. 서귀포 앞바다에는 남방큰돌고래가 새끼 고래를 데리고 봄 소풍을 나왔을 것이다. 북성포구 똥 마당으로 생선 동냥을 나가던 길고양이가 인천항 8부두 앞에서 로드킬을 당했을 시간. 전국노래자랑에서 박현빈이 ‘아주 그냥 죽여줘요.’를 부르며 클라이맥스로 치닫고 있을 때 사람들은 앵콜을 부르며 환장을 했을 .. 2024. 10. 19. 똥 광을 팔다 / 이권 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세 번째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에 실린 ‘꽁광을 팔다’ 입니다. 똥 광을 팔다 / 이권 친구 어머니 부음을 받고 장례식장에 갔다지하 1층 빈소 사람들은늘 음습한 곳에서 예를 갖춘다 죽음 앞에선 모든 표정이 경건하다아비 없는 후레자식도 예의가 바르다 국화꽃 속에서 환하게 웃고 계신 어머니금방이라도 내려와밥 한 상 차려주실 것 같다 자식들에게 평생 피박만 쓰고 사셨다는 어머니 친구는 고스톱판에서 광을 파느라바쁘고 어머니는 온종일절을 받느라 죽어서도 바쁘시다 창밖 오동나무에 똥 광 한 장 걸려 있다 * 이권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아실. 2023. 03. 2024. 10. 5. 까마귀 날다 / 이권 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세 번째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에 실린 ‘까마귀 날다’ 입니다. 까마귀 날다 / 이권 늦가을 오후 엄니 산소 가는 자드락길 밤나무 가지에 걸린 새 한 마리검은 날개를 파닥거리며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발뒤꿈치 들고 가만히 다가가 보니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는 검정 비닐봉지였다 안과 밖을 비우고 하늘로 올라가검은 새가 되려 했던 비닐봉지 밤나무 가지에 걸린 비닐봉지를날려주며 그동안 내 안에서자라던 검은 새 한 마리 날려 보낸다 까마귀 울음소리 까맣게 들려오는산마을 저녁노을이 붉게 물들어 있다 * 이권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아실. 2023. 03.https://link.coupang.com/a/SBd98 그럼에도 불구하고:이권 시집COUPANGwww.coupang.com"이 .. 2024. 9. 26. 김포에서 박촌 가는 길 / 이권 김포에서 박촌 가는 길 / 이권 늦가을 오후 81번 시외버스 타고 김포에서 박촌 가는 길 버스가 오류동 양평해장국 집 앞을 지날 때 어린아이 손을 잡고 저녁노을을 끌고 가는 여자의 뒷모습이 보인다 나도 저 여자를 따라가 그녀의 아들이 되고 싶다 어린 새끼가 되어 그녀의 품 안에서 하룻밤 푹 자다 나오고 싶다 그 옛날 나에게도 그만 놀고 들어와 밥 먹으라 부르던 엄마가 있었다 * 이권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아실. 2023. 03. https://link.coupang.com/a/SBd98 그럼에도 불구하고:이권 시집COUPANGwww.coupang.com"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2024. 8. 30. 짐승의 시간* / 이권 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세 번째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에 실린 ‘짐승의 시간’입니다. 짐승의 시간* / 이권 밤새 달려온 기차가 서울역에도착하는 순간 어제가 오늘이 되어어둠 속에서 걸어 나왔다 코로나19가 들불처럼 번지고있다는 소식이 봄소식과 함께 전해왔다 무료 급식소가 있었던 자리 한 아버지가 말줄임표로 서 있다이틀 동안 아무것도먹지 못한 그림자도 함께 서 있다 무쇠 바퀴 굴러가는쇠 울음소리 들리는 서울역 사금파리를 입에 문 그믐달이염천교 다리 위에서 자가격리 중이다 * 이탈리아 루도비코 디 마르티노 감독의 영화 에서 차용.https://link.coupang.com/a/SBd98 그럼에도 불구하고:이권 시집COUPANGwww.coupang.com"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 2024. 8. 20. 오늘 하루가 또 지나갔습니다 / 이권 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세 번째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에 실린 ‘오늘 하루가 또 지나갔습니다’입니다. 오늘 하루가 또 지나갔습니다 / 이권 당신과 함께한 날이 쌓여갈수록 당신과함께할 날이 또 하루 줄어들었음을 압니다 내년 봄에 필 꽃을 미리 당겨 핀가을 장미처럼 계절은 철이 없습니다 육십갑자를 돌아 나오는 동안많은 꽃이 피었다 지었습니다 삼시 세끼를 먹는 동안 몇 번의 후회가찾아왔고 깨달음은 이미 모든 것이끝난 뒤 너무 늦게 당도하곤 하였습니다 쑥국, 쑥국, 쑥국새 울음소리와 함께오늘이 또 어제처럼 지고 당신과 함께할 날이 또 하루 줄어든대도나는 날마다 당신을 마중 나갈 것입니다 * 이권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아실. 2023. 03.https://link.coupang.com/a/SBd9.. 2024. 8. 6. 사람을 사람 밖으로 버리지 말자 / 이권 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세 번째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에 수록된 ‘사람을 사람 밖으로 버리지 말자’ 입니다. 사람을 사람 밖으로 버리지 말자 / 이권 이제 그 사람 필요 없다고 사람을 사람 밖으로 버리지 말자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저마다의 살아가야 할 이유와 희망을 찾는 법 내 사람이 아니라고 내 편이 아니라고 사람을 사람 밖으로 버리지 말자 사람을 사람 밖으로 버리는 것은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누구에게는 전부인 그 사람 사람을 사람 밖으로 함부로 버리지 말자 * 공지영 작가의 소설 『인간에 대한 예의』에서 차용. 이권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아실. 2023. 03. https://link.coupang.com/a/SBd98 그럼에도 불구하고:이권 시집COUPANGwww.coupang... 2024. 7. 23. 바지랑대를 들고 하늘을 털러 가자 / 이권 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세 번째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에 수록된 ‘바지랑대를 들고 하늘을 털러 가자’ 입니다. 바지랑대를 들고 하늘을 털러 가자 / 이권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일 때바지랑대를 들고 하늘을 털러 가자 견우와 직녀가 사라진 오작교도 털고돈 없으면 영영 못 가는극락과 천당도 털러 가자 고추잠자리 나는 산밑 모퉁이 밭어머니의 옛이야기를 들으며바지랑대를 들고 하늘을 털러 가자 너무 먼 곳에 계셔 한 번도뵙지 못한 하늘님과 하늘로 올라가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 선녀님이내려올 수 있도록바지랑대를 들고 하늘을 털러 가자 * 이권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아실. 2023. 03.https://link.coupang.com/a/SBd98 그럼에도 불구하고:이권 시집COUPANGwww.coupa.. 2024. 7. 13. 이전 1 2 3 4 ··· 6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