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명시 산책132 자견(自遣) 술을 마주하여 / 이백 오늘 소개할 시는 이백(李白)의 시 ‘자견’입니다. 이백 또는 이태백으로 불리는 중국 당나라 때 시인이자 문학가입니다. 시의 신선神仙, 시선詩仙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술 한 말을 마시고 시 100편을 지었다는 이백. 술을 마신 이백의 옷자락에 꽃잎 가득 떨어지고 취기에 달을 밟고 가는 이백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지는 시입니다. 자견(自遣) 술을 마주하여 / 이백 술을 마주하여 어느덧 날이 저물어꽃잎이 옷 가득 떨어졌네취기(醉氣)가 일어 달을 밟고 가나니새들 돌아가고 사람 또한 드무네. 自遣자견 對酒不覺暝 落花盈我衣 대주불각명 낙화영아의醉起步溪月 鳥還人亦稀 취기보계월 조환인역희 *출처 선시禪詩 석지연 엮음. 민족사 발행 1999년. 2025. 4. 12. 구름처럼 만나고 헤어진 많은 사람 중에 / 도종환 오늘 소개할 시는 도종환 시인의 ‘구름처럼 만나고 헤어진 많은 사람 중에’입니다. 도종환 시인의 서정시집 『접시꽃 당신』에 실린 시입니다. 이 시는 아내 잃은 슬픔을 연작시로 발표한 시입니다. 어딘가에 꼭 살아있을 당신을 생각한다고 합니다. 죽어서도 다시 태어나는 수많은 당신을 생각나게 하는 시입니다. 구름처럼 만나고 헤어진 많은 사람 중에 / 도종환 구름처럼 만나고 헤어진 많은 사람 중에서당신을 생각합니다바람처럼 스치고 지나간 많은 사람 중에서당신을 생각합니다우리 비록 개울처럼 어우러져 흐르다가 뿔뿔이 흩어졌어도우리 비록 돌처럼 여기저기 버려져 말없이 살고 있어도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가는 많은 사람 중에서당신을 생각합니다.이 세상 어느 곳에도 없으나 어딘가에 꼭 살아있을 당신을 생각합니다. 출처 .. 2025. 4. 2. 꽃 / 김춘수 오늘 소개할 명시는 여러분도 잘 아시는 김춘수 시인의 ‘꽃’입니다. 존재의 의미.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던 당신을 내가 불러 주었을 때 비로소 당신은 내게 와 꽃이 되었던 것처럼, 당신이 나를 불러 주었을 때 나는 인식 되고 당신의 친구가 되거나 애인이 됩니다. 꽃의 시인으로 불리던 김춘수 시인. 전두환 퇴임 식장에서 전두환을 찬양하는 헌시를 낭송한 이력이 오점으로 남아있습니다. 꽃 /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 2025. 3. 24. 당신이 누군가를 필요로 할 때 오늘 소개할 시는 고든 라이트푸트의 ‘당신이 누군가를 필요로 할 때’입니다. 좀 진부한 이야기지만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이라 말. 멀리 떨어져 있지만 당신이 편안하기를 바라는 마음. 당신이 나를 부를 때까지 기다리는 마음이 곧 진정한 사랑일 것입니다. 당신이 누군가를 필요로 할 때 / 고든 라이트푸트 나는 당신이 가는 그 먼 곳이좋은 곳이기를 빌어요만약비가 오거나 눈이 온다 하더라도안전하고 따뜻하게 지내기를…그리고 어느 땐가당신에게 그 누군가가 필요할 때당신도 알고 있듯이 나는언제나거기에 있을 거에요 * 출처 : 독자들이 뽑은 명시 모음집. 여울문학 미디어. 2004년. 2025. 3. 8. 광야 / 이육사 오늘 소개할 시는 이육사 시인의 ‘광야’입니다. 독립운동가이자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저항 시인인 이육사(본명 이원록). 항일 독립운동을 하시다 투옥되어 얻으신 수인번호 264가 시인의 또 다른 이름이 된 이육사 시인. ‘광야’는 민족의 자유를 염원하고 외세로부터 광복을 기다린다는 일제에 대한 저항시입니다. 시인의 나라 사랑 겨레 사랑을 생각하며 이육사 시인의 '광야'를 다시 꺼내 읽습니다. 광야 /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하늘이 처음 열리고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백마 타고 .. 2025. 3. 2. 개망초꽃 / 정호승 오늘 소개할 시는 정호승 시인의 ‘개망초꽃’입니다. 정호승 시인은 1950년 경남 하동에서 출생했으며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 '첨성대'로 등단하였습니다. 주요 작품으로는 '수선화에게' '슬픔이 기쁨에게' '서울의 예수' 등이 있습니다. 소월시 문학상. 동서문학상, 정지용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본가를 떠도는 서자처럼 서러운 개망초꽃. 변두리 버려진 땅만 찾아들어 달밤에 하얗게 꽃을 쏟아냅니다. 마음 짠한 가족사가 읽히는 개망초꽃 시입니다. 개망초꽃 / 정호승 죽은 아기를 업고전철을 타고 들에 나가불을 놓았다 한 마리 들짐승이 되어 갈 곳 없이논둑마다 쏘다니며마른풀을 뜯어 모아 죽은 아기 위에 불을 놓았다 겨울새들은 어디로 날아가는 것일까 붉은 산에 해는 걸려넘어가지 않고 멀리서 동네 아이.. 2025. 2. 26. 폭풍우를 기리는 노래 / 파블로 네루다 오늘 소개할 시는 칠레의 민중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시 ‘폭풍우를 기리는 노래’입니다. 한 여름밤 검푸른 폭풍우가 하늘과 땅을 흔들며, 천둥과 번개를 퍼부으며 찾아올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맹렬한 폭풍우와 공포의 시간 속에서 우리는 겸손해지고 지난 죄를 반성하게 됩니다. 비는 곧 애인처럼 순해지고 온갖 것을 키워 내는 원동력이 됩니다. 폭풍우가 지나간 비 갠 하늘을 바라보며 앞으로 나갈 희망과과 용기를 얻는 것이지요. 폭풍우를 기리는 노래 / 파블로 네루다 어젯밤 그녀는 왔다,검푸르게, 밤빛 감청, 포도주 빛으로:물의 머리카락, 차가운 불의 눈을 가진 폭풍우―어젯밤 그녀는 지상에서 자고 싶었다.그녀의 맹렬한 행성에서, 하늘에 있는 그녀의 동굴에서갓 풀려나 느닷없이 왔다;그녀는 자고 싶었고 잠자리를.. 2025. 2. 12. 겨울 강가에서 / 안도현 오늘 소개할 시는 안도현 시인의 ‘겨울 강가에서’입니다. 눈 내리는 날 강가에서 보았습니다. 땅에 내려앉기 싫어 붕붕 떠다니는 눈발이 있고 철없이 강물에 뛰어드는 눈발이 있습니다. 눈발이 강물 위에 떨어져 흔적 없이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워 강은 가장자리부터 살얼음을 칩니다. 온몸으로 눈발을 막으려고 살얼음을 치는 강. 이 모든 것이 부처의 마음이요 하느님의 마음이고 우리 어머니 아버지의 마음입니다. 겨울 강가에서 / 안도현 어린 눈발들이, 다른 데도 아니고 강물 속으로 뛰어내리는 것이 그리하여 형체도 없이 녹아 사라지는 것이 강은, 안타까웠던 것이다 그래서 눈발이 물 위에 닿기 전에 몸을 바꿔 흐르려고 이리저리 자꾸 뒤척였는데 그때마다 세찬 강물 소리가 났던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계속 철없이 철.. 2025. 2. 6. 그리움 / 이용악 그리움 / 이용악 눈이 오는가 북쪽엔함박눈 쏟아져내리는가 험한 벼랑을 굽이굽이 돌아간백무선 철길 우에느릿느릿 밤새어 달리는화물차의 검은 지붕에 연달린 산과 산 사이너를 남기고 온작은 마을에도 복된 눈 내리는가. 잉크병 얼어드는 이러한 밤에어쩌자고 잠을 깨어그리운 곳 차마 그리운 곳 눈이 오는가 북쪽엔함박눈 쏟아져내리는가 출처 : 李庸岳詩全集. 창착과비평사. 1988. * 오늘 소개한 시는 이용악 시인의 ‘그리움’입니다. 이용악 시인은 1914년 함경북도 경성군에서 태어났으면 1971년 북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北 쪽’, ‘전라도 가시내’, ‘낡은 집’, 등이 있습니다. ‘눈이 오는가?’라는 의문형의 물음을 통해 떠나온 고향 마을의 안부를 묻고 있습니다. 백무선 그 쓸쓸한 철길 위에도 오늘.. 2025. 2. 3. 겨울 바다 / 김남조 오늘 소개할 시는 2023년 10월 10일에 타계하신 김남조 시인의 ‘겨울 바다’입니다.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만, 미지의 새들은 죽고 없습니다. 그러나 나를 가르치는 것은 언제나 시간. 한 마음 되돌려 새로운 희망을 봅니다. 기도로서 더욱 뜨거운 문이 열리는 겨울 바다. 절망에서 희망으로 나가는 문입니다. 겨울 바다 / 김남조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미지(未知)의 새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매운 해풍에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 버리고허무의 불 물이랑 위에불붙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언제나 시간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남은 날은 적지만기도를 끝낸 다음 더욱 뜨거운기도의 문이 열리는 그런 영혼을 갖게 하소서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인고(忍苦)의 물이수심(水深) 속에 기둥.. 2025. 2. 2. 인생 예찬 / 롱펠로 오늘 소개할 시는 롱펠로의 시 ‘인생 예찬’입니다. 주저하지 말고 앞으로 나가라는 교훈적인 잠언 시입니다. 인생은 통속하고 외롭더라도 열심히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것.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곡을 듣는 것같이 장엄함과 숭고함이 느껴지는 시입니다. 인생 예찬 / 롱펠로 슬픈 사연으로 내게 말하지 말아라.인생은 한갓 헛된 꿈에 불과하다고잠자는 영혼은 죽은 것이오니만물 외양의 모습 그대로가 아니다. 인생은 진실이다! 인생은 진지하다.무덤이 그 종말이 될 수는 없다.너는 흙이 어니 흙으로 돌아가라.이 말은 영혼에 대해 한 말은 아니다. 우리가 가야 할 곳 또한 가는 길은향락도 아니요 슬픔도 아니다.저마다 내일이 오늘보다 낫도록행동하는 그것이 목적이요 길이다. 예술은 길고 세월은 빨리 간다.우리의 심장은 튼튼.. 2025. 1. 29.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백석 오늘 소개할 시는 백석 시인의 '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입니다. 백석(본명 : 백기행) 시인은 평안북도 정주에서 1912년 출생. 1996년 북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함흥 영생교보 영어 교사 시절, 기생 김진향(본명 : 김영한)과 사랑에 빠져 ‘자야’라는 이름을 지어줍니다. 후에 김영한은 요정 대원각의 주인이 되고 말년에 법정 스님에게 1,000억 원 상당의 대원각을 시주하게 되어 오늘의 길상사가 창건됩니다. 1,000억 원의 돈이 백석 시인의 시 한 줄만 못하다는 말을 남기고 자야 김영한도 1999년 세상을 떠납니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백석 가난한 내가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눈은 푹푹 날리고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 2025. 1. 24. 이전 1 2 3 4 ··· 1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