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오늘 소개할 시는 백석 시인의 '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입니다. 백석(본명 : 백기행) 시인은 평안북도 정주에서 1912년 출생. 1996년 북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함흥 영생교보 영어 교사 시절, 기생 김진향(본명 : 김영한)과 사랑에 빠져 ‘자야’라는 이름을 지어줍니다. 후에 김영한은 요정 대원각의 주인이 되고 말년에 법정 스님에게 1,000억 원 상당의 대원각을 시주하게 되어 오늘의 길상사가 창건됩니다. 1,000억 원의 돈이 백석 시인의 시 한 줄만 못하다는 말을 남기고 자야 김영한도 1999년 세상을 떠납니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燒酒를 마신다
燒酒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728x90
반응형
'명시 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 바다 / 김남조 (166) | 2025.02.02 |
---|---|
인생 예찬 / 롱펠로 (24) | 2025.01.29 |
기억하라, 사랑하는 이가 있다는 것을 / 핀치즈 (40) | 2025.01.15 |
모닥불 / 백석 (65) | 2025.01.09 |
겨울밤 / 박용래 (53) | 2025.01.0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