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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에게 반하다.
명시 산책

모닥불 / 백석

by 시(詩) 배달부 2023.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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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abay 제공.

 

  오늘 소개할 시는 백석 시인의 ‘모닥불’입니다. 백석(본명 백기행) 평안북도 정주에서 1912년 출생. 1996년 북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935년 조선일보에 ‘정주성을’을 발표하면서 등단하였고 ‘모닥불’은 1936년에 출간한 시집 『사슴』 실린 시입니다. 백석의 시에는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띄어쓰기와 맞춤법이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자주 등장하는 고어(古語)와 평안도 방언의 어휘 때문에 다소 생소하고 낯설게 다가올 것입니다. 그러나 몇 번이고 곱씹어 읽다 보면 백석 시의 묘미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모닥불 / 백석

 

​ 새끼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갓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도 짚검불도

가락닢도 머리카락도 헝겊조각도 막대꼬치도 기왓장도 닭의 짗도 개터럭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문장(門長)늙은이도 더부살이 아이도 새사위도 갓사둔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도 손자도 붓장사도 땜쟁이도 큰 개도 강아지도 모두

모닥불을 쪼인다

 

​모닥불은 어려서 우리 할아버지가 어미 아비 없는 서러운 아이로 불상하니도

뭉둥발이가 된 슬픈 력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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