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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에게 반하다.
명시 산책

해바라기의 비명(碑銘) / 함형수

by 시(詩) 배달부 2023.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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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pixabay.

 

  오늘 소개할 시는 함형수 시인의 「해바라기의 비명」입니다. 함형수 시인은 함경북도 경성에서 1914년 태어나 1946년 정신착란증으로 북에서 사망합니다. 평생 17편의 시를 발표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무덤 앞에 비석을 세우지 말라는 것은, 죽음도 삶의 일부분이므로 죽음을 단정 짓지 말라는 뜻일 겁니다. 무덤 주위에 해바라기를 심고 해바라기 사이로 끝없는 보리밭을 보여달라고 합니다. 하늘을 쏘는 노고지리가 있거든 아직도 날아오르려는 나의 꿈이라고 합니다. 걸림 없는 사랑과 자유를 추구하던, 이상세계로 비상하려던 함형수 시인의 「해바라기의 비명」입니다.

 

 

해바라기의 비명(碑銘) / 함형수

-청년 화가 L을 위하여

 

 

  나의 무덤 앞에는 그 차거운 비(碑)ㅅ돌을 세우지 말라.

  나의 무덤 주위에는 그 노오란 해바라기를 심어 달라.

  그리고 해바라기의 긴 줄거리 사이로 끝없는 보리밭을

보여 달라.

 

  노오란 해바라기는 늘 태양같이 태양같이 하던 화려한

나의 사랑이라고 생각하라.

 

  푸른 보리밭 사이로 하늘을 쏘는 노고지리가 있거든

아직도 날아오르는 나의 꿈이라고 생각하라.

 

 

  *부제 ‘-청년 화가 L을 위하여’라는 ‘L’. 는 해바라기 그림으로 유명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로 지칭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빈센트 반 고흐’도 알코올 중독으로 함형수 시인처럼 정신착란증을 일으키다 결국 권총으로 자살하여 생을 마감합니다. 함형수 시인과 ‘빈센트 반 고흐’ 이상세계를 꿈꾸다 돌아간 불운한 천재 작가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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