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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에게 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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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 두 번째 시집 『꽃꿈을 꾸다 』60

시(詩) 새우깡 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두 번째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 실린 ‘새우깡’입니다. 새우깡 / 이권 토요일 오후 월미도 선착장 영종도행세종호가 뱃고동을 울리며 떠나고 있다 배 주위를 비행하는 갈매기 떼 사람들이갈매기를 향해 새우깡을 던져주고 있다 낮은 자세로 날아와 새우깡을 낚아채는갈매기의 오래된 식습관이다 월미도 앞바다 갈매기는 인천시민이 사육하는바닷새 선창가로 우리를 불러낸 것은저 괭이갈매기들이었을지도 모르는 일 새우깡 매출 8할은 월미도 앞바다갈매기들이 올리고 있고 나머지 2할은 밤마다 탬버린을 흔드는 월미도 노래방도우미 이웃집 영미 엄마가 올리고 있다 *이권시집 『꽃꿈을 꾸다』 도서출판b. 2018. 06.https://link.coupang.com/a/UyVvg 꽃꿈을 꾸다COUPANGww.. 2025. 4. 4.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이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이권  방금 동인천역에서 내 옆을 스쳐간 아이어디서 만났을까 낯이 익은 얼굴이다 지난밤 인천행 전철에서 내 어깨에 몸을 기대어 온 아이일까 전생前生에 내 딸이었던 아이일까 아니면 다음 생生에 내 딸이 되어 돌아올 아이일까 손이라도 한번 잡아보고 예쁜 머리핀이라도 사주고 싶은 아이 악기점 유리창에 비친 가을 풍광에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아이는 가을 햇볕 속으로 바람과 함께 사라져버렸다 *이권 시집 『꽃꿈을 꾸다』 도서출판b. 2018. 06. https://link.coupang.com/a/UyVvg 꽃꿈을 꾸다COUPANGwww.coupang.com"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2025. 3. 26.
냄새 먹는 하마 / 이권 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두 번째 시집 『꽃꿈을 꾸다』에 실린 ‘냄새 먹는 하마’입니다.  냄새 먹는 하마 / 이권   우리 집은 냄새의 천국 온갖 것들이 발효되고 있지 어제 청기와장례식장에서 묻혀온 국화 향기는 너무 슬퍼 눈물이 날 뻔했어 오늘 아내가 용화사 관음전에서 끌고 온 향내에 굴림 목탁 소리가 또르르 굴러 나왔어 수 십 년 동안 곰삭힌 내 몸에서 담배 냄새와 땀에 전 고린내가 났지 아내가 냄새를 잡는다며 집 안에 냄새 먹는 하마를 들여놓았지만 하마는 옥시 가습기 사고로 간신히 죽었다 살아난 뒤였어 옆집 청국장 끓이는 냄새가 슬금슬금 담장을 넘어 넝쿨을 뻗어오고 있어 부패하기 좋은 온도와 습도를 지닌 나는 오늘도 검은 꽃으로 발효 중이야 냄새 먹는 하마가 나를 잡아 먹을 때까지 *이권 시집 『꽃꿈.. 2025. 3. 22.
춘래불사춘 / 이권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 이권  삼월 초이레 월미산 입구화살나무 시위는 팽팽하게 당겨져 있고 목련 나무는 묵묵부답 꽃소식이 없다 울타리를 쳐 놓고 스스로징역살이하는왕벚나무의 얼굴이 검다 작년 봄 월미산 벚꽃 속으로 사라진애인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소름 돋는 월미도 앞바다영종도행 배를기다리는 사람들 입술이 파랗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이권 시집 『꽃꿈을 꾸다』 도서출판b. 2018. 06. 2025. 3. 6.
주객전도 /이권 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두 번째 시집 『꽃꿈을 꾸다』에 실린 ‘주객전도입니다.  주객전도 / 이권  가정오거리 뉴타운 재개발 지역사람들이 집을 버리고 마을을 떠나자 골목은 길을 버리고하늘채아파트로 들어가 엘리베이터가 되었다 마당은 화단을 버리고하늘로 올라가 옥상이 되었다 아궁이는 연탄집게를 버리고주방으로 들어와 가스레인지가 되었고 수도펌프는 마중물을 버리고벽을 타고 올라와 수도꼭지가 되었다 강아지와 고양이가 방 안으로 들어오자 아빠와 엄마가 집 밖으로 나가돌아오지를 않았다 아빠는 아예 술집에 발목을 심었고엄마는 카바레에 뿌리를 내렸다 다 마당과 골목을하늘채아파트에 빼앗긴 탓이다 https://link.coupang.com/a/UyVvg 꽃꿈을 꾸다COUPANGwww.coupang.com"이 포스팅은 쿠팡.. 2025. 2. 14.
시(詩) 폭설 / 이권 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두 번째 시집 『꽃꿈을 꾸다』 에 실린 ‘폭설’입니다.  폭설 / 이권눈 내린다 실비식당 뒷마당 개밥그릇 덮으며 눈 내린다 인천역 화물열차의 검은 지붕 위에 하얀 눈 내린다 바다로 나가는 북성포구길 마저 지우며 인천항 8부두에 함박눈 내린다하늘과 땅 사이 너와 나 사이 모든 경계를 지우며 온종일 눈 내린다사람이 길을 버리고 길이 사람을 버리는 저녁흰 눈을 고봉으로 퍼먹은 저녁이 하얗게 어두워지고 있다    *이권 시인[꽃꿈을 꾸다]도서출판b. 2018. 06. https://link.coupang.com/a/bjzJKs [비(도서출판b)]꽃꿈을 꾸다 - b판시선 25COUPANGwww.coupang.com"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 2025. 2. 5.
미아리 텍사스 / 이권 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두 번째 시집 『꽃꿈을 꾸다』에 수록된 ‘미아리 텍사스’입니다.  미아리 텍사스 / 이권  여자들이 밤새 꽃단장하여도 옷을 벗어도 가난이 떠나지 않는 동네  사내들의 아랫도리만 염치없이 부풀어 오르는 곳 밤새 일어났던 사건 사고는 삼재 깃든 골목의 비루한 일진 때문  우울을 껴입고 사는 그녀의 얼굴에 새로운 기미가 돋아난다 불나방 같은 사내들이 한둘씩 모여드는 밤이면  스스로 눈과 귀를 막고 귀머거리가 되는 미아리 텍사스 신神마저 놓아버린 진퇴양난의 마지막 꽃놀이패를 쥐고 있다 *이권 시인 『꽃꿈을 꾸다』 도서출판b. 2018. 06.https://link.coupang.com/a/UyVvg  꽃꿈을 꾸다COUPANGwww.coupang.com"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 2025. 1. 21.
연안부두 / 이권 연안부두 / 이권 어디론가 떠나 외로운 섬이 되고 싶을 때 찾아오는 연안부두  먼 바다로 달아나려는 발걸음 선창가에 묶어 두고 파도소리 끌고 오는 고깃배를 바라본다 들병장수*였던 할머니가 외간남자들에게 生의 밑장을 빼주며 바다의 신민臣民이 되었던 곳   할머니 치맛자락을 끌고 먼 바다로  달아났던 파도소리가 점점  검은 소리를 내며 어두워지고 있다 저녁 바다를 끌고 오다 바라본 술집 유리창에 꽃단장한 어린 누이들이 바비인형처럼 진열되어 있다 * 병에다 술을 담아 가지고 다니면서 술장사를 하던 사람. 이권  시집 [꽃꿈을 꾸다].2018.06.    https://link.coupang.com/a/UyVvg 꽃꿈을 꾸다COUPANGwww.coupang.com"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 2025. 1. 11.
침몰하는 저녁 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두 번째 시집  『꽃꿈을 꾸다』에 실린 '침몰하는 저녁'입니다.  침몰하는 저녁 / 이권 저물녘 동인천 양키시장 모퉁이 맨발에 슬리퍼를 신은 여자가 울고 있다 그녀의 몸이 얼마나 허술하게 봉인되어 있는지 입과 코에서 연신 울음이 새어나온다 그녀의 울음에 훌쩍훌쩍 파도를 타고 있는 골목 점점 침몰해가고 있다 가끔씩 슬픔을 길어 올려야 또 다른 삶을 마중 나갈 수 있는 법  한참을 울던 여자가 골목 끝을 짚고 일어서고 있다 훌쩍훌쩍 골목 안의 울음을 수습하는 여자 한바탕 소낙비라도 퍼 붙었으면 좋겠다  *이권 시집 『꽃꿈을 꾸다』 도서출판b. 2018.06. https://link.coupang.com/a/UyVvg 꽃꿈을 꾸다 - 한국 시 | 쿠팡쿠팡에서 0.0 구매하고 더 많은 혜.. 2024. 12. 30.
신도. 시도. 모도. / 이권 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두 번째 시집 『꽃꿈을 꾸다』에 수록된 ‘신도. 시도. 모도.’입니다.  신도. 시도. 모도. / 이권  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 배 타고십 분이면 와 닿는 섬신도. 시도. 모도. 삼형제 섬 신도선착장 옆 평생 바다의 속살을 파먹다 죽은폐선 엉치뼈에 저녁노을이 앉아 있다 모든 길의 시작이기도 하고 끝이기도 한 선착장 파도소리만 한 질씩 저를 키워내고 있다 바다로 나갔던 사람들이저녁 바다를 끌어다마을회관 앞마당에 매어 놓는 저녁 삼목선착장행 막배가 떠나고 나면섬은 모든 길을 지우며스스로 저녁 바다에 유폐된다 수억 년 전 서해바다가 밤새 산통을 앓다 낳았다는 섬 신도. 시도. 모도. 밤이 되면 저녁 바다의젖을 물고 잠드는 버릇이 있다 *이권시집 『꽃꿈을 꾸다』 도서출판b. 2018. 06.. 2024. 12. 17.
스팸 메일 / 이권 스팸 메일 / 이권  ‘문자가 왔어요’ 누군가 창문을 두드리고 있다반라의 여인이 오빠 하며 나를 부르고 있다여자의 알몸을 열어보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 신원미상의 여자 몸을 열어보았다가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낭패당한 적이 있다 V3로 치료해도 알약을 먹어봐도 소용이 없었다 모든 저장장치와 기억장치를 지우고서야 간신히 나를 복구할 수 있었다 또다시 나의 동향을 염탐하러 온 스팸의 여자비아그라를 팔러온 사내도 있고즉석 만남 섹파를 원한다는 여자도 있다 게임머니 두둑이 챙겨주겠다며 해외 원정 도박판으로 나를 유인하는 후레자식도 있다 몸 곳곳에 악성코드를 심어놓고 빤한 얼굴로 나를 들여다보고 있을 스팸의 여자 내 아랫도리 비밀까지 훔쳐 갔을 것이다그동안 내가 저지르고 다닌 죗값이 크다 *이권 시집『꽃꿈을 꾸다』도서.. 2024. 12. 4.
아버지의 음계 / 이권 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두 번째 시집 「꽃꿈을 꾸다」에 수록된 '아버지의 음계'입니다.  아버지의 음계 / 이권30년 동안 낮은음자리표로 머무르시던 아버지가 정년퇴직했다 아침마다 아버지를 깨우던 알람소리가 사라졌다 아버지를 끌고 다니던 구두 신발장 속으로 들어가 더 이상 나오지를 않았다 넥타이는 아예 옷장에 목을 매달아 버렸다아버지가 찾아가는 곳은 흰 바람 불어오는 자작나무숲 아버지는 한 그루 자작나무가 되어갔다하루해가 또 어제처럼 지고 아버지가 검은 건반을 누르며 돌아가는 곳은 타악기 소리 끊이지 않는 어머니 집아버지는 어머니가 발 씻으라면 발 씻고 밥 먹으라면 밥 먹고 슈퍼 가서 미원 사오라 하면 사온다  도돌이표만 찍다 돌아오는 아버지 발걸음에 높은음자리표 하나 달아주고 싶다이권  시집 「꽃꿈을 꾸.. 2024.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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