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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시는 강은교 시인의 ‘가을’입니다. 사람의 집에는 슬픔과 기쁨이 살고 있습니다. 기쁨이 있을 때 슬픔은 보이지 않고, 슬픔이 있을 때 기쁨은 살지 않습니다. 산이 말했습니다. 어서 가보게 기쁨과 슬픔이 자라는 그대의 집으로 가을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으니……
가을 / 강은교
기쁨을 따라갔네
작은 오두막이었네
슬픔과 둘이 살고 있었네
슬픔이 집을 비울 때는 기쁨이 집을 지킨다고 하였네
어느 하루 찬 바람 불던 날 살짝 가보았네
작은 마당에는 붉은 감 매달린 나무 한 그루
서성서성 눈물을 줍고 있었고
뒤에 있던 산, 날개를 펴고 있었네
산이 말했네
어서 가보게, 그대의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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