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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에게 반하다.
명시 산책

광야 / 이육사

by 시(詩) 배달부 2024.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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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pixabay.

 

 오늘 소개할 시는 이육사 시인의 ‘광야’입니다. 독립운동가이자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저항 시인인 이육사(본명 이원록). 항일 독립운동을 하시다 투옥되어 얻으신 수인번호 264가 시인의 또 다른 이름이 된 이육사 시인. ‘광야’는 민족의 자유를 염원하고 외세로부터 광복을 기다린다는 일제에 대한 저항시입니다. 아직도 친일을 미화하고 독립운동가를 폄훼하는 친일 세력이 준동하고 있습니다. 시인이 기다리던 진정한 광복은 아직 오지 않았나 봅니다.

 

 

광야 /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 ‘광야’는 이육사의 동생인 이원조가 해방 후인 1945년 12월 17일 '자유신문'에 기고하면서 공식 발표하였다.

 

 

원문

 

曠野(遺稿)

李陸史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렷스랴

 

모든 山脉들이

바다를 戀慕해 휘달릴때도

참아 이곧을 犯하든 못하였으리라

 

끈임없는 光陰을

부지런한 季節이 픠여선 지고

큰 江물이 비로소 길을 열엇다

 

지금 눈 나리고

梅花香氣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千古의 뒤에

白馬타고 오는 超人이 있어

이 曠野에서 목노아 부르게하리라

 

* 1945년 12월 17일, 自由新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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