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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에게 반하다.
명시 산책

개망초꽃 / 정호승

by 시(詩) 배달부 2025.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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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소개할 시는 정호승 시인의 개망초꽃입니다. 정호승 시인은 1950년 경남 하동에서 출생했으며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 '첨성대'로 등단하였습니다. 주요 작품으로는 '수선화에게' '슬픔이 기쁨에게' '서울의 예수' 등이 있습니다. 소월시 문학상. 동서문학상, 정지용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본가를 떠도는 서자처럼 서러운 개망초꽃. 변두리 버려진 땅만 찾아들어 달밤에 하얗게 꽃을 쏟아냅니다. 마음 짠한 가족사가 읽히는 개망초꽃 시입니다.

 

 

개망초꽃 / 정호승

 

죽은 아기를 업고

전철을 타고 들에 나가

불을 놓았다

 

​한 마리 들짐승이 되어 갈 곳 없이

논둑마다 쏘다니며

마른풀을 뜯어 모아

 

​죽은 아기 위에 불을 놓았다

 

​겨울새들은 어디로 날아가는 것일까

 

​붉은 산에 해는 걸려

넘어가지 않고

 

​멀리서 동네 아이들이

미친년이라고 떠들어 대었다

 

​사람들은 왜

무시래깃국 같은 아버지에게

총을 쏘았을까

 

​혁명이란 강이나 풀,

봄눈 내리는 들판 같은 것이었을까

 

​죽은 아기 위에 타오르는

마른풀을 바라보며

 

​내 가랑이처럼 벗고 드러누운

들길을 걸었다

 

​전철이 지나간 자리에

피다 만 개망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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