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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 / 이권
싸우는 것이 아니었다 세상과 대거리 하다
생에 과부하가 걸린 사내
동그랗게 몸을 말은 채 탑골 공원
느티나무 밑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해가 중천에 떠 있어도 깨어나지
않는 사내 분명 이 세상에서
도망갈 궁리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지구 밖으로 나가 다음 생에 지니고 올
패를 고르고 있는 것이다
느티나무가 사내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그늘을 당겨 덮어 주고 있다
애당초 아무런 준비도 없이
이 세상에 온 것이 잘못이었다
*이권 시집 『아버지의 마술』 애지. 2015.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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