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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세 번째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에 실린 ‘맹물에 찬밥 말아 먹으며’입니다.
맹물에 찬밥 말아 먹으며 / 이권
백중날 아침 아내는 한 달에 한 번 하는
계 모임 하려 꽃단장을 하고 부평에 갔다
홀로 남은 나는 심심한 나머지 그동안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울까 하다 그만둔다
점심때가 지나도 아내를 따라간
설거지 소리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양은 쟁반에 찬밥 한 사발 오이지
한 접시 올려놓고 맹물에 찬밥 말아 먹는다
사기대접에 쌓이는 하얀 숟가락 소리
내 몸속을 타고 내려가는 맑은 물소리
또 다른 내가 엿듣고 있다 때론
나도 내 안의 소리가 궁금할 때가 있다
* 이권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아실. 2023.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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