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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세 번째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에 실린 ‘석모도’입니다.
석모도 / 이권
늦가을 오후 보문사 나한전 앞에서
산사의 가을 소리를 듣는다
극락전 수막새 기와에 쌓이는 풍경 소리
남새밭을 구르는 목탁 소리
구구거리는 산비둘기 울음소리
이 모든 소리가 오늘의 법문인 듯
부처님도 스님도 도무지 말이 없다
일주문 밖 솔밭식당에서 막걸리 한 병
도토리묵 한 접시 시켜놓고
저녁 바다가 끌고 오는 파도 소리 듣는다
땅바닥에 눌러앉아 순무 김치와 마른
새우를 파느라 반쯤은 부처가 된 할머니
석모도 가을 풍경과 보문사 저녁
종소리를 한 됫박 덤으로 얹어주고 있다
* 이권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아실. 2023.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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