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구경 제18장 진구품
진구품(塵垢品)이란, 맑고 흐림을 분별하여 깨끗한 것을 배우고 더러움을 행하지 말라는 것을 말한 것이다. 법구경(法句經)은 부처님이 설하는 내용을 운문 형식으로 엮은 초기 불교 경전이다. 시의 형식을 빈 잠언으로 진리의 말씀이라는 뜻이다. 폭력, 애욕 등을 멀리하고 삼보에 귀의하여 선업(善業)을 쌓고 깨달음의 길로 나가라는 말씀을 담고 있다.
1. 살아서 착한 일 하지 않으면
죽어서 나쁜 길에 떨어지리니
가기를 빨리하여 쉼이 없다가
가서는 필요한 물건이 없으리라.
2. 그러므로 마땅히 지혜를 구하여
그것으로 선정을 왕성하게 하고
때(垢)를 버려 더럽히지 않으면
이 몸의 괴로움을 떠나게 되리.
3. 너는 이제 젊은 때를 지나
염라대왕의 곁에 다가섰다.
가는 중간 머물 곳도 없는데
그대에게는 노자마저 없구나.
4. 그러므로 네가 귀의할 곳을 만들라.
부지런히 정진하여 지혜로워라.
마음의 더러움 없는 사람은
다시는 삶과 늙음이 다가서지 못한다.
5. 지혜로운 사람은 차츰차츰
꾸준하고 천천히 나아가면서
마음의 때를 씻어 버린다.
마치 금을 다루는 사람이
금을 불리는 것 같나니.
6. 그 마음에 악이 생기어
도리어 제 모양을 부수는 것은
마치 저 쇠에서 녹이 생겨나
도리어 그 몸을 파먹는 일과도 같네.
7. 글을 읽지 않는 것은 입의 때(垢)요
부지런하지 않는 것 집의 때며
장엄하지 않은 것 얼굴의 때요
방일하는 것 일의 때이니라.
8. 베풀지 않는 것 보시 때요
선하지 않은 것은 행의 때이며
이승이나 또는 저승의
나쁜 법은 언제나 때가 되느니.
9. 세상의 많은 때 가운데
어리석음보다 더한 것이 없나니
공부하는 사람은 악을 버려라.
비구들이여, 부디 때가 없게 하라.
10. 구차하게 살면서 부끄러움 없어
못된 성질로 교만스럽게
얼굴 가죽 두껍게 욕(辱)을 참는 것
그것을 더러운 삶이라 하느니라.
11. 부끄러워할 줄 아는 것 괴로운 일이지만
이치로써 맑고 깨끗한 것 취하여
욕(辱)을 피하되 망녕 되지 않으면
그것을 조촐한 생이라 하느니라
12. 어리석은 사람은 살생을 즐기고
말에는 조금도 진실이 없다.
주지도 않는 남의 물건 가지고
남의 아내를 범하기 좋아한다.
13. 제 마음 내키는 대로 계율 범하여
술에 취해 항상 주정을 하니
이런 사람은 태어나는 곳마다
스스로 제 몸의 뿌리를 파느니라.
14. 사람이 만일 이것을 깨닫거든
부디 악을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
어리석은 사람은 법이 아닌 것을
가까이하다가 오랜 뒤에는 스스로 망하느니
15. 말로는 믿음으로 보시한다고 하며
제 명예를 드날리려 하거나
다른 사람 겉치레에 맞추려 하면
그것은 깨끗한 정(定)에 들지 못한다.
16. 일체의 탐욕을 모조리 끊고
욕심의 뿌리를 아주 잘라서
낮이나 밤이나 하나를 지키면
반드시 선정에 들어가리라.
17. 음욕보다 뜨거운 불이 없으며
성냄보다 급한 빠름이 없고
어리석음보다 빈틈없는 그물없으며
애욕의 흐름은 강물보다 빠르다.
18. 남의 허물 보기 쉽지마는
제 허물은 보기 어렵다.
남의 허물은 쭉지처럼 까불어 흩어 버리면서
제 허물은 투전꾼이
주사위 눈 속이듯 감춘다.
19. 만일 자기의 허물은 숨기고
남의 허물만 찾아내려 한다면
마음의 더러움은 자꾸 자라나
그의 번뇌는 자꾸만 불어간다.
20. 허공에는 어떠한 자취가 없고
사문에게는 딴 뜻이 없다.
사람들 모두 겉치레를 즐기지마는
오직 부처님은 깨끗해 때가 없다.
21. 허공에는 어떠한 자취가 없고
사문에게는 딴 뜻이 없다
세상은 모두 덧없지마는
부처님에게는 ‘내 것’이 없다.
* 출처 : 알기 쉬운 경전 시리즈 1 불교 시대사. 199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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