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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시는 여러분도 잘 아시는 민족시인으로 추앙받는 윤동주 시인의 ‘자화상’입니다. 윤동주 시인은 1917년에 태어나 1945년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작고한 독립운동가이지 시인입니다. ‘자화상’은 외딴곳에 홀로 있는 우물을 찾아가 우물에 비치는 그림자를 바라보며, 미워졌다가도 가엾어지는 내적 갈등을 겪는 자아를 조용히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나도 내가 한없이 미워지고 가엾고 내가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우물 속에는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부는 가을이 있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자화상’입니다.
자화상自畵像 /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려다 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펄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펄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追憶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1939.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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