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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시는 황동규 시인의 ‘조그만 사랑 노래’입니다.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다니. 그대에게 가는 길마저 문득 사라지고 돌들마저 외면한 우리의 사랑. 추위 환한 저녁 깨어져 금 간 하늘. 어디에도 내려앉지 못하고 한없이 떠다니는 눈. 내일은 당신의 사랑이 동봉된 편지를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황동규 시인의 ‘조그만 사랑’ 노래입니다.
조그만 사랑 노래 / 황동규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를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 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추위 환한 저녁 하늘에
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성긴 눈 날린다
땅 어디에 내려앉지 못하고
눈 뜨고 떨며 한없이 떠다니는
몇 송이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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