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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예전 같지 않다 / 이권
이웃집 영희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조등弔燈 하나 내걸리지 않는 골목
저승사자에게
사자使者밥도 대접하지 못하고
신발도 신지 못한 채 장례식장으로 실려 갔다
슬픔을 길어 올리던
곡哭소리가 사라진 영안실
간간이 웃음소리가 새어나온다
할머니 장례는 화장장과 공원묘지를
한데 묶은 패키지 상품으로 결정되었다
만장 한 장 따르지 않는 장례행렬
92년간의 할머니 생이
단 3일 만에 지워졌다
죽음이 예전 같지 않고 많이 시들해졌다
*이권시집 『꽃꿈을 꾸다』 도서출판b. 2018.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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