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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에게 반하다.
이권 두 번째 시집 『꽃꿈을 꾸다 』

죽음이 예전 같지 않다

by 시(詩) 배달부 2022.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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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예전 같지 않다 / 이권

 

 

 

이웃집 영희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조등弔燈 하나 내걸리지 않는 골목

 

저승사자에게

사자使者밥도 대접하지 못하고

신발도 신지 못한 채 장례식장으로 실려 갔다

 

슬픔을 길어 올리던

소리가 사라진 영안실

간간이 웃음소리가 새어나온다

 

할머니 장례는 화장장과 공원묘지를

한데 묶은 패키지 상품으로 결정되었다

 

만장 한 장 따르지 않는 장례행렬

92년간의 할머니 생이

3일 만에 지워졌다

 

죽음이 예전 같지 않고 많이 시들해졌다

 

*이권시집 꽃꿈을 꾸다도서출판b. 2018.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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