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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첫 번째 시집 『아버지의 마술』에 수록된 ‘건들장마’입니다.
건들장마 / 이권
건들장마 속 작달비가 지나간 아침
무 싹이 손톱만큼 올라와 있다
배추벌레가 사각사각 아침 요기를 끝낸 배추잎
푸른똥 몇 개 점점이 놓여 있다
어미젖을 물고 있는 애호박의 몸무게는
닷 돈가량 늘어났고 갓 뒷물을
끝낸 며느리밑씻개 잎은 축축이 젖어있다
방아깨비가 한 홉 정도의 가을을
찧어내고 있고 막내 조카
영희 가슴이 자두 알 만하게 올라와 있다
3조 2교대 야간 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내 턱수염은 한 치 정도 자라 있고
허리는 어제보다 1도 정도 휘어져 있다
하늘은 뻐꾸기 울음소리로 반쯤
젖어 있고 세상은 어제보다 말가웃 더 늙어졌다
다 건들건들 지나간 건들장마 탓이다
*이권 시집 『아버지의 마술』 애지. 2015.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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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마술:이권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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