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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첫 번째 시집 『아버지의 마술』에 수록된 ‘저녁 무렵’입니다.
저녁 무렵 / 이권
모내기 전 다랑논에 논물이 괴어 있다
푸른 하늘과 흰 구름이 내려와 있다
집 넘어 감나무에
어둑어둑 저녁이 찾아왔다
물꼬를 보러 갔던 아버지가
대문을 들어서자
집안까지 어둠이 따라 들어왔다
어둠 속에서도 꽃을
피울 수 있다는 듯
전봇대에 등불 몇 개 내걸렸다
이미 어둠이 된 네가 더 캄캄해진
나를 바라보고 있다 울 밖,
개구리 울음소리가 지천이다
*이권 시집 『아버지의 마술』 애지. 20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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