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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에게 반하다.
이권 첫 번째 시집 『아버지의 마술』

저녁 무렵 / 이권

by 시(詩) 배달부 2024.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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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pixabay.

 

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첫 번째 시집 『아버지의 마술』에 수록된 ‘저녁 무렵’입니다.

 

 

저녁 무렵 / 이권

 

 

모내기 전 다랑논에 논물이 괴어 있다

푸른 하늘과 흰 구름이 내려와 있다

 

집 넘어 감나무에

어둑어둑 저녁이 찾아왔다

 

물꼬를 보러 갔던 아버지가

대문을 들어서자

집안까지 어둠이 따라 들어왔다

 

어둠 속에서도 꽃을

피울 수 있다는 듯

전봇대에 등불 몇 개 내걸렸다

 

이미 어둠이 된 네가 더 캄캄해진

나를 바라보고 있다 울 밖,

개구리 울음소리가 지천이다

 

*이권 시집 아버지의 마술애지. 20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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