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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발표할 시는 아직 발표되지 않은 저의 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람들’입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람들 / 이권
태어난 것 자체가 가장 큰 실수였다는 인간. 그나마 있었던 꼬리를 잃은 후 더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외통수가 되어갔다. 생각과 행동이 한쪽으로 기우는 오류(誤謬)가 발생해 인류(人類)가 아닌 삼류(三流)가 되어버린 것. 가끔 꼬리뼈가 근질거려 오는 것은 몸 안에 있던 꼬리가 자라나 몸 밖으로 나가 꼬리를 치고 싶은 충동 때문. 아직도 꼬리의 언어를 몸이 기억하고 있다는 증표이다.
꼬리가 길어 그만 꼬리를 밟히고 마는 사람들. 누구는 꼬리 한 번 흔들어 세상을 일으켜 세웠다고도 하고, 누구는 꼬리 한 번 잘못 흔들어 세상을 망쳤다고 한다. 꼬리 하나 간수 하지 못하는 칠칠치 못한 인간이라고 욕을 얻어먹고 돌아오는 길. 꼬리에 꼬리를 문 사람들. 오늘을 동여맨 채 장례 행렬처럼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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