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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세 번째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에 시린 '뽕짝이 있는 풍경'입니다.
뽕짝이 있는 풍경 / 이권
형제 세탁소 김 씨 아저씨가 날마다 물을
뿌리고 다림질하여도 주름살이
펴지지 않는 백마장 영단주택 골목
배호의 돌아가는 삼각지가 쿵짝, 쿵짝
좁은 골목길을 돌고 또 돈다
베토벤의 전원 교향곡보다 비발디의 사계보다
남인수의 애수의 소야곡이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이 불후의 명곡이 되는 곳
나훈아와 남진 이미자와 주현미 장윤정과
박현빈이 여전히 이 골목을 지배하고 있다
들어보나 마나 한 유행가 가사 같은 진부한
사랑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 내려오는 골목
슬픈 일이 있어도 기쁜 일이 있어도
반 박자 꺾어놓고 리듬을 타는 곳
오늘도 쿵짝, 쿵짝 사분의이박자로 풀리고 있다
* 이권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아실. 2023.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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