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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팸 메일 / 이권
‘문자가 왔어요’ 누군가 창문을 두드리고 있다
반라의 여인이 오빠 하며 나를 부르고 있다
여자의 알몸을 열어보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
신원미상의 여자 몸을 열어보았다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낭패당한 적이 있다
V3로 치료해도 알약을 먹어봐도 소용이
없었다 모든 저장장치와 기억장치를
지우고서야 간신히 나를 복구할 수 있었다
또다시 나의 동향을 염탐하러 온 스팸의 여자
비아그라를 팔러온 사내도 있고
즉석 만남 섹파를 원한다는 여자도 있다
게임머니 두둑이 챙겨주겠다며 해외 원정
도박판으로 나를 유인하는 후레자식도 있다
몸 곳곳에 악성코드를 심어놓고 빤한 얼굴로
나를 들여다보고 있을 스팸의 여자
내 아랫도리 비밀까지 훔쳐 갔을 것이다
그동안 내가 저지르고 다닌 죗값이 크다
*이권 시집『꽃꿈을 꾸다』도서출판b. 20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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