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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시집은 저의 두 번째 시집 『꽃꿈을 꾸다』 에 실린 '똥마당 가는 길' 입니다.
똥마당 가는 길 / 이권
인천역 지나 북성포구 똥마당* 가는 길
흙먼지 날리는 인천항 8부두
앞에서 오래된 골목의 속살을 들여다본다
빨랫줄에 아무렇게나 걸려 있는
기름때 찌든 작업복
색 바랜 바람벽 먼지 낀 유리창
죽은 맨드라미를 가으내 키우고 있는
플라스틱 화분 하얗게 핀 담배꽁초
썩은 바다에 복무한 죄로 똥마당에
하루 종일 인질로 잡혀 있는 괭이갈매기
저녁노을 지는 똥마당 낚시꾼의
낚싯바늘에 하루 종일 코가 꿰어 있다
건너편 선창산업 목재공장 노동자들
아직은 주간반 근무 교대 전이다
*한국전쟁 중 북에서 내려온 피난민들이 모여 살았던 북성포구의 또 다른 이름.
이권시집 『꽃꿈을 꾸다』 도서출판b. 2018.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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