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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두 번째 시집 『꽃꿈을 꾸다』 에 실린 '엄니' 입니다.
엄니 / 이권
빨랫줄에 이불 홑청 빨아 널고 한숨
푹 자고 오겠다던 엄니 장곡사
주지 스님이 몇 번 바뀌어도 돌아오지를 않았다
엄니 몸에 꼬리가 자라나 개가 되어
돌아왔다는 풍문과 겨드랑이에 날개가 돋아
새가 되어 왔다는 소문이 들려 왔다
부처를 부르지 않으면 건너갈 수 없는 저녁
엄니는 어릴 적 죽은 누이동생을 데리고
내 꿈속으로 들어와 새벽까지 머물다 갔다
꿈속에서조차 나는 엄니 속을
썩이고 있었고 엄니는 죽어서도 그런 나를
여전히 걱정하고 있었다
*이권 시집 『꽃꿈을 꾸다』 도서출판b. 20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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