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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두 번째 시집 『꽃꿈을 꾸다』에 실린 ‘봉순이’입니다.
봉순이 / 이권
지금 내 곁에서 마른빨래를 개고 있는
새 봉鳳자에 순할 순順자의 봉순이
처妻 할아버지가 새 중의 새가 되라고
높은 뜻으로 지었다는 이름
아내는 봉순이라는 이름이 천변에
널려 있는 개똥같이
천한 이름이라며 불평한다
봉순이라는 이름으로 한 번도
푸른 하늘을 날 수 없었던 아내
지금이라도 예쁜 이름으로 개명해
또 다른 이름으로 살고 싶다고 한다
친구가 되어 서로의 이름을 불러보는 저녁
턱을 괴고 듣는 빗소리가 아프다
* 이권 시집 「꽃꿈을 꾸다」 도서출판b. 20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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