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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에게 반하다.
이권 두 번째 시집 『꽃꿈을 꾸다 』

시(詩) 봉순이 / 이권

by 시(詩) 배달부 2024.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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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pixabay.

 

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두 번째 시집 『꽃꿈을 꾸다』에 실린 ‘봉순이’입니다.

 

 

봉순이 / 이권

 

 

지금 내 곁에서 마른빨래를 개고 있는

새 봉鳳자에 순할 순順자의 봉순이

 

처妻 할아버지가 새 중의 새가 되라고

높은 뜻으로 지었다는 이름

 

아내는 봉순이라는 이름이 천변에

널려 있는 개똥같이

천한 이름이라며 불평한다

 

봉순이라는 이름으로 한 번도

푸른 하늘을 날 수 없었던 아내

 

지금이라도 예쁜 이름으로 개명해

또 다른 이름으로 살고 싶다고 한다

 

친구가 되어 서로의 이름을 불러보는 저녁

턱을 괴고 듣는 빗소리가 아프다

 

* 이권 시집 「꽃꿈을 꾸다」 도서출판b. 20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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