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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에게 반하다.
이권 두 번째 시집 『꽃꿈을 꾸다 』

시(詩) 까치집 짓다 / 이권

by 시(詩) 배달부 2024.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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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집 짓다 / 이권

 

 

이른 아침 집 앞 느티나무가 부산하다

올봄 제금난 까치 부부가

새집을 짓고 있는 모양이다

 

까치가 집을 지을 때는 바람의 속도와

빛의 방향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각도를 측량해 집을 지을 것이다

 

달빛 내리는 밤하늘의 부피와 아침이슬의

미세한 무게까지도 계산해 넣었을 것이다

 

하늘을 뚝딱 다듬어 주춧돌을 놓을

것이고 허공에 기둥을 세우고 새털구름으로

이엉을 엮어 지붕을 만들 것이다

 

빗물이 흘러가는 배수로의 높낮이도

맞추고 꿈 많은 아이를 위해

밤하늘 별빛으로 도배를 할 것이다

 

평생 남의 집만 지어주다 집 한 채

장만하지 못했던 아버지 저 까치집에 아버지

이름 석 자 새긴 문패 하나 달아주고 싶다

 

*이권 시집 『꽃꿈을 꾸다』 도서출판b. 20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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