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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첫 번째 시집 『아버지의 마술』 에 실린 ‘한 그루 나무’입니다.
시(詩한) 한 그루 나무 / 이권
어머니는 동네 어귀에 발목을 심으셨다
동구 밖으로 반쯤 기울어진 어머니 몸에서
푸른 잎이 돋아나 넝쿨을 뻗어갔다
가랑잎처럼 우르르 몰려왔다 떠난 아이들
먼 곳에서 손짓만 할 뿐
좀처럼 돌아오지를 않았다
오지 않는 아이들을 동구 밖까지
마중 나간 어머니 지친
발목은 그 자리에 뿌리를 내렸다
바람은 무성한 소문을 몰고 와 어머니를 흔들었다
아이들 쪽으로 자꾸만
넝쿨을 뻗어가는 어머니
오늘도 동구 밖에서 한 그루 나무가 되었다
*이권 시집 『아버지의 마술』 애지. 2015.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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