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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 이권
생면부지의 사내한테 전화가 왔다 가짜인 네가
진짜인 나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묻고 있다
나를 사칭하고 있는 또 다른 나 이미
털릴 대로 털려 버린 13자리의 주민등록번호로는
더 이상 나를 인증할 수가 없다
무수히 복제된 내가 경찰서 유치장에서
나를 복제한 공문서 위조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연락이 왔다
매번 내가 나를 로그인할 때마다 비밀번호가
틀린다는 메시지가 뜬다 누군가 또 다른
비밀번호로 나를 바꿔 놓은 것이 분명하다
장평면 호적계장의 오기로 생산 연도가 잘못
입력된 나의 바코드 태어난 時(시)가
子時(자시)인지 卯時(묘시)인지도 불분명하다
거울 속의 내가 거울 밖의 나에게 주민등록번호와
본관을 묻고 있다 너는 또 누구냐고…,
*이권 시집 『아버지의 마술』 애지. 2015. 06.
https://link.coupang.com/a/UyW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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