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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첫 번째 시집 「아버지의 마술」 에 실린 '아버지의 마술' 입니다
아버지의 마술 / 이권
어느 봄날이었어요 똥지게를 지고 온 아버지가
고욤나무에 마술을 걸어 놓았어요
고욤나무의 마술이 풀리기도 전에 아버지는
고욤나무 속으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가셨지요
봄이 가고 계절이 바뀌어도 돌아오지 않던
아버지 다음 해 봄날 어린 감잎 속에서
똥지게를 지고 자박자박 걸어 나오셨지요
가을이면 감나무에 환한 등불 밝혀 놓고 계시다
감잎이 지면 다시 감나무 속으로 들어가셨어요
아버지 다시 봄이 오고 있어요
이제 아버지의 마술에서 풀려나 저도
한 그루 감나무가 되고 싶어요
봄이면 하얀 감꽃을 피우고 가을이면 푸른 하늘에
붉게 물든 시 한 줄 매달아 놓고 싶어요 아버지!
* 이권 시집 『아버지의 마술』 애지. 2015. 06.
https://link.coupang.com/a/UyW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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