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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세 번째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에 실린 ‘일체유심조’입니다.
일체유심조 / 이권
갯벌 속 가무락조개를 잡아먹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때마다 도요새 부리도 자라나
비로소 긴부리도요새가 되었을 것이다
저 강물은 넓은 바다와 하나가 되고 싶은
시냇물들이 모여 서로의 꿈을
이끌고 오늘도 바다를 향해 흘러가고 있다
꽃다지는 겨우내 제 작은 몸을 덥히며 봄을
기다렸기에 마침내 너른 들녘에
노랗게 꽃다지 일가를 이루었을 것이다
저 산은 나무들이 품은 꿈만큼
오색딱따구리의 꿈만큼 푸르러질 것이고
저 바다는 어린 연어의 꿈만큼
괭이갈매기의 날갯짓만큼 넓어질 것이다
일체유심조 나는 흘러서 너에게 가고…,
* 이권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아실. 2023.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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