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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시는 백석 시인의 함남도안咸南道安이다. 백석의 본명은 백기행이며 평안북도 정주에서 1912년 출생했으며 1996년 북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35년 조선일보에 ‘정주성을’을 발표하면서 등단하였다. 백석의 시에는 현재 우리가 사용하지 않는 고어(古語)와 평안도 지방의 방언이 자주 등장한다. 몇 번을 곱씹어 읽다 보면 백석 시의 묘미를 느끼게 될 것이다.
함남도안咸南道安 / 백석
고원선高原線 종점終點인 이 적은 정차장停車場엔
그렇게도 우쭐대며 달가부시며 뛰어오던 뽕뽕차車가
가이없이 쓸쓸하니도 우두머니 서 있다
해빛이 초롱불같이 희맑은데
해정한 모래부리 플랫폼에서
모두들 쩔쩔 끓는 구수한 귀이차茶를 마신다
칠성七星고기라는 고기의 쩜벙쩜벙 뛰노는 소리가
쨋쨋하니 들려오는 호수湖水까지는
들쭉이 한불 새까마니 익어가는 망연한 벌판을 지나가야 한다
* 함남도안은 함경남도 부안군에 있는 지명이다. 뽕뽕차는 기차이고, 칠성고기는 칠성장어이다. 쨋쨋하니는 소리가 높고 새되게 라는 뜻이며, 한불은 하나 가득 횟수를 나타내는 단위명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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