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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시는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정지용 시인의 ‘향수’입니다. 정지용 시인은 충북 옥천에서 1902년 출생하였습니다. 1926년 ‘카페 프란스’ 등을 발표하면 등단하였습니다. 1950년 6·25동란 중 납북되었으면 그 이후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눈을 감아도 보이고 귀를 막아도 들리는 고향의 정취를 노래한 정지용 시인의 절창 ‘향수’입니다.
향수 /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이 그립어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초롬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傳說)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석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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