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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세 번째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에 수록된 ‘호갱님 전 상서’입니다.
호갱님 전 상서 / 이권
우리의 영원한 호갱님 근계시하 입춘지절에
그동안 옥체 일양만강하시온지요
당신이 오늘 무엇을 보았는지 무슨 이야기를
들었는지 어떤 호갱 짓을 당하다 왔는지
온종일 당신을 끌고 다닌 구두는 모든 것을
알고 있지만, 묵묵부답 아무런 말이 없습니다
당신의 아이는 미래라는 감언이설에 속아
쭈쭈바를 빨며 가기 싫은 학원에 가고
당신의 아내는 국민은행에 당신을 팔아 한 달에
10만 원씩 붓는 주택종합청약 저축을 들었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호명되다 죽어서까지 불려
나와야 하는 우리의 영원한 호갱인 당신
세세만년 당신의 만수무강을 빌며
소생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 이권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아실. 2023.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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