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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에게 반하다.
명시 산책

그림엽서 / 김승희

by 시(詩) 배달부 2023.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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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pixabay.

 

 그림엽서 / 김승희

 

 

일부일처제같이

조그만 세상 속에

벙어리 장갑만큼

작은 사랑

 

혜인이와 왕인이가 있고

그 옆 방바닥에 엎드려

책을 읽고 있는

 

그림 엽서같이

목가적이다

 

부부싸움 끝에 쫓겨나

골목 밖 가로등 밑에서

우리 집 등불을 훔쳐볼 때,

 

 오늘 소개한 시는 김승희 시인의 ‘그림엽서’입니다. 이 시를 읽으며 마음이 환해지고 동화 속의 풍경을 바라보는 느낌이 듭니다. 그나저나 지금도 그림엽서로 서로의 안부를 묻는 사람이 있을까요. 사내는 무슨 잘못을 했길래 문밖으로 쫓겨나 부러운 듯 자기 집 등불을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요. 마음이 따뜻해지는 김승희 시인의 ‘그림엽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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