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명시 산책에 소개할 시는 박목월 시인의 ‘나그네’입니다. 박목월, 조지훈, 박두진이 1946년에 펴낸 『청록집』 에 실린 시입니다. 이후 세 명의 시인은 청록파로 불리게 됩니다. 박목월(본명 박영종)은 1915년 경상북도 월성(지금의 경주)에서 태어났으며, 1939년 정지용의 추천으로 『문장文章』지를 통해 등단합니다. 주요 작품으로 나그네, 청노루, 송아지, 이별가 등이 있습니다. ‘나그네’는 조지훈이 보낸 완화삼(玩花衫) 부제 ‘목월에게’ 쓴 시의 화답으로 쓰인 시라고 합니다.
나그네 / 박목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 백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다음은 박목월의 ‘나그네’를 탄생시킨 조지훈 시인의 ‘완화삼(玩花衫)’ 부제 ‘목월에게’입니다.
완화삼(玩花衫) / 조지훈
- 목월에게
차운산 바위 위에 하늘은 멀어
산새가 구슬피 울음 운다.
구름 흘러가는
물길은 칠백 리(七百里)
나그네 긴 소매 꽃잎에 젖어
술 익는 강마을의 저녁 노을이여
이 밤 자면 저 마을에
꽃은 지리라
다정하고 한 많음도 병인 양하여
달빛 아래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
*1946년 『상아탑』 5호에 완화삼(玩花衫)발표.
* 박목월 시인과 조지훈 시인. 목월이 지훈보다 5살 많았지만 함께 시를 쓰는 도반으로 특별한 우정이 느껴지는 두 편의 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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