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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시는 백석 시인의 여승女僧입니다. 백석(본명 : 백기행) 평안북도 정주에서 1912년 출생하였으며 1996년 북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표작으로는 ‘모닥불’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여우난골족’ ‘정주성’ 등이 있습니다. 돈 벌러 나간 남편은 십 년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습니다. 마침내 여인은 머리를 깎고 여승이 됩니다. 일제 강점기 한 여인의 기구한 삶을 소재로 한 시입니다.
여승女僧 / 백석
여승女僧은 합장合掌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녯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佛經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平安道의 어늬 산山 깊은 금덤판
나는 파리한 여인女人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女人은 나어린 딸아이를 따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 년十年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산山꿩도 섧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山절의 마당귀에 여인女人의 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
시집 『사슴』 193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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