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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발표할 시는 저의 시작 노트에 들어있는 어느 지면에도 발표되지 않은 미발표시 ‘나를 연주하다’입니다.
나를 연주하다 / 이권
내 몸에는 언제든지 슬픈 곡조를
연주할 수 있는 바이올린 한 대가 들어있다
나를 연주하기 위해서는 우선
삑사리 나는 내 몸부터 조율해야 한다
세상과 어울릴 수 있는 적당한
온도와 습기와 색깔을 지녔는지
언제든지 조 바뀜이 가능한
음계와 장단을 지녔는지 살펴야 한다
내 몸에 산들바람 일고
파랑새 한 마리 날아오를 수 있도록
아직도 나를 위해 자장가를 부르고 있을 어머니
죽어서도 수없이 불려
나와야만 했던 어머니를 위해 오늘은
내 몸의 바이올린을 켜고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곡조의 어머니 은혜를 불러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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