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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시는 어느 지면에도 발표되지 않는 저의 시작노트에 들어있는 시 ' 너에 대한 후기를 쓴다' 입니다.
너에 대한 후기를 쓴다 / 이권
너를 만나기로 한 동인천역 1번 출구
화물열차가 지나가고 인천행
전철이 몇 번 지나간 뒤에야 너는 도착했다
항상 변명과 핑계를 준비하느라
너는 너무 늦게 나에게 당도하곤 하였다
이미 들통나버린 우리의 미래에 나를
지배하는 너는 없었다 서로에게서 탈출하는 것이
너를 구하고 나를 살리는 유일한 방법
너에게 갇혀 지냈던 지난했던 날들에 대한
후기를 쓴다 모든 사랑은 뜬금없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유행성 독감 같은 것
네가 떠나고 나면 너와 함께했던
시간은 모두 모자이크 처리되고
타인이 된 우리의 사랑은 안면몰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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