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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에게 반하다.
명시 산책

머위 / 문인수

by 시(詩) 배달부 2023.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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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pixabay.

 

  오늘 소개할 시는 문인수 시인의 ‘머위’입니다. 달아실 출판사 편집장 박재영 시인께서 소통의 월요 시편지_891호로 보내 주셨습니다. 이 시를 읽고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이 나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오늘같이 비가 내리는 날이면, 어머니 계신 고향에도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지 낙숫물 떨어지는 소리에 어머니가 외롭지는 않은지 전화라도 한 통 넣어 볼 일입니다.

 

 

머위 / 문인수

 

 

어머니 아흔 셋에도 홀로 사신다.

오래 전에 망한, 지금은 장남 명의의 아버지 집에 홀로 사신다.

다른 자식들 또한 사정이 있어 홀로 사신다. 귀가 멀어 깜깜,

소태 같은 날들을 홀로 사신다.

 

고향집 뒤꼍엔 머위가 많다. 머위 잎에 쌓이는 빗소리도 열두 권 책으로 엮고도 남을 만큼 많다.

그걸 쪄 쌈 싸먹으면 쓰디쓴 맛이다. 아 낳아 기른 罪,

다 뜯어 삼키며 어머니 홀로 사신다.

 

출처 『홰치는 산』(만인사刊, 1999/ 천년의시작刊, 2004)

 

* 문인수 시인은 1945년 경북 성주에서 출생했으며 2021년 작고하였다. 시집으로 『쉬』 『나의 인도』『전봇대는 혼자다』『나는 지금 이곳이 아니다』 등이 있다. 목월문학상, 미당문학상, 편운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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