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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세 번째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에 실린 ‘세상의 모든 경계에는 계급이 있다’입니다.
세상의 모든 경계에는 계급이 있다 / 이권
천당과 지옥 사이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
간수와 죄수 사이
고양이와 쥐 사이 오랜 기간
목숨을 걸고 싸워도 변하지 않는 계급이다
건물주와 세입자 사이
자가 아파트와 임대 아파트 사이
벤츠와 모닝 사이
루이비통과 짝퉁 사이
사모님과 아줌마 사이
모든 계급은 돈의 값으로 환산되어
검은 속내를 드러낸다
노가다 십장과 잡부 사이
원청과 하청 사이
진상 고객과 호갱 사이
자발적으로 갑의 먹이사슬이 되는 계급도 있다
부모의 출신 성분에 따라 평생의
계급이 결정되는 천민자본주의 시대
계절이 바뀌고 해와 달이
모양을 바꿀 때마다 당신은
매번 달라지는 지위를 부여받는다
아직도 계급투쟁 중인 당신
세상의 모든 경계에는 비릿한 피의 냄새가 난다
* 이권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아실. 2023.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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