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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에게 반하다.
시 배달부 오늘의 시

오줌발 / 이권

by 시(詩) 배달부 2024.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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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pixabay.

 

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시작 노트에 써놓은 습작 시 ‘오줌발’입니다.

 

 

오줌발 / 이권

 

 

지하철 공중화장실에서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니라는

표어를 읽으며 바지 지퍼를 내린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나의

은밀한 곳을 방문하는 의식

 

서서쏴 자세로 방아쇠를 풀고

소변기에 그려져 있는

파리를 향해 일 발 장전한 총구를 겨눈다

 

사내들의 별 볼 일 없는 그곳을 바라보며

온종일 오줌발을 맞고 있는 파리

 

명중되지 못한 것들은 엉뚱한 곳에

오발되거나 유탄이 되어 돌아오곤 한다

 

가위가 그려진 담벼락에 몰래

오줌발을 갈기던 풍기 문란의

시간도 가고 젊은 날의 나도 갔다

 

이제 김빠지게 오줌발이나 걱정하는 나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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