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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에게 반하다.
시 배달부 오늘의 시

파리지옥 / 이권

by 시(詩) 배달부 2024.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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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pixabay.

 

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시작 노트에 써놓은 미발표  시 ‘파리지옥’입니다.

 

 

파리지옥 / 이권

 

 

영종도 늘 푸른 화원에서 비너스

속눈썹을 닮은 파리지옥 한 그루를 샀다

 

플로리다의 푸른 하늘이

덤으로 따라 들어왔다

 

꽃인 양 피어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산목숨 하나를 삼켜 버리고는

시치미를 떼고 있는 파리지옥

 

파리와 나비의 꽃무덤인 파리지옥*

전생에 한 마리 작은 짐승이었을 것

 

온종일 너를 생각하다

한 마리 나비가 되어 풀려나오는 저녁

 

너는 나를 잡아먹으려 온

한 마리 파리지옥인지 모른다

 

* 여러해살이풀로 곤충을 잡아먹고 사는 식충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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