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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에게 반하다.
이권 첫 번째 시집 『아버지의 마술』

짝퉁 / 이권

by 시(詩) 배달부 2024.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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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첫 번째 시집 『아버지의 마술』에 실린 '짝퉁' 시입니다.

 

 

짝퉁 / 이권

 

 

생면부지의 사내한테 전화가 왔다 가짜인 네가

진짜인 나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묻고 있다

 

나를 사칭하고 다니는 또 다른 나 이미

털릴 대로 털려 버린 13자리의 주민등록번호로는

더 이상 나를 증명할 수가 없다

 

경찰서 유치장에서 또 다른 내가 나를 복제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연락이 왔다

 

매번 내가 나를 로그인 할 때마다 비밀번호가

틀린다는 메시지가 뜬다 누군가

또 다른 비밀번호로 나를 바꿔 놓은 것이다

 

장평면 호적계장의 오기로 생산년도가 잘못

입력된 나의 바코드 태어난 시(時)가

자시(子時)인지 인시(卯時)인지도 불분명하다

 

거울 속의 내가 거울 밖의 나에게 성씨와

본관과 주민번호를 묻고 있다 너는 또 누구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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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마술:이권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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