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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시는 유안진 시인의 ‘13평의 두 크기’입니다. 시 속의 화자, 13평 임대아파트에 살다가 쉰셋 나이에 13평 아파트를 장만한 지인 집에 하이타이를 사 들고 집들이를 간 모양입니다. 어불성설이지만 집 자랑하는 화자의 모습에서 지난했던 시절의 아픔이 느껴집니다. 온 국토가 투기 대상이 되어버린 요즈음 곰곰이 생각해 볼 일입니다.
13평의 두 크기 / 유안진
너무 늦은 축하가 미안해서, 양초와 하이타이 등을 잔뜩 사들고 인사를 갔었지 13평 임대아파트에서 13평 아파트로 이사간 집으로
쉰 셋 나이에 처음 제 집에 살아본 안주인은, 종아리까지 걷어 보이며 불평불만이었지 석달이나 지났어도 부은 것이 안 풀린다고, 괜히 넓은 집 사서 다리만 아프다고, 청소하기도 힘들다고, 평수는 같아도 크기는 엄청 다르다고
그녀의 어불성설語不成說의 화법이 이따금씩 내 두통을 쫓아주며 메아리치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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