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452 책 / 김수영(金秀映) 책 / 김수영(金秀映) 책을 한권 가지고 있었지요. 까만 표지에 손바닥만한 작은 책이지요. 첫장을 넘기면 눈이 내리곤 하지요 바람도 잠든 숲속, 잠든 현사시나무들 투명한 물관만 깨어있었지요. 가장 크고 우람한 현사시나무 밑에 당신은 멈추었지요. 당신이 나무둥치에 등을 기대자 비로소 눈이 내리기 시작했지요. 어디에든 닿기만 하면 녹아버리는 눈. 그때쯤 해서 꽃눈이 깨어났겠지요 때늦은 봄눈이었구요. 눈은 밤마다 빛나는 구슬이었지요 나는 한때 사랑의 시들이 씌어진 책을 가지고 있었지요 모서리가 나들나들 닳은 옛날 책이지요. 읽는 순간 봄눈처럼 녹아버리는, 아름다운 구절들로 가득 차 있는 아주 작은 책이었지요 *오늘 소개한 시는 김수영(金秀暎) 시인의 ‘책’ 입니다. ‘풀’과 ‘눈’을 쓴 김수영(金洙映)시인’과.. 2023. 3. 26. 이권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펴내면서 이권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펴내면서 https://link.coupang.com/a/SMc93 그럼에도 불구하고 COUPANG www.coupang.com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세 번째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출간되었다. 시집이 출간되어 처음 손에 들어왔을 때 느낌은 여전히 설레고 기쁘다. 그리고 덜컹 겁이 난다. 시집을 읽을 때마다 미처 수정하지 못한 문장들이 발견되기도 한다. 늦깎이 시인으로 문단에 나와 아는 인맥이 없어 시집 출판할 때마다 애를 먹는다. 이번 세 번째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도 3년 동안 쓴 시집 원고를 2022년 11월에 두 군데 출판사에 이메일로 원고를 투고했다. 한쪽 출판사에서는 저희 출판사와 .. 2023. 3. 23. 이권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인의 말과 해설, 추천사입니다. 이권 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인의 말과 해설, 추천사입니다. 1. 시인의 말 고삐 풀린 말들만 풀어놓아 천방지축 날뛰지는 않았는지, 십 리도 못 가서 발병 날 말들만 늘어놓지는 않았는지 염려됩니다. 중언부언重言復言 여전히 말이 많아 자꾸만 실수를 합니다. 풍기문란의 시간을 건너오는 동안 지은 죄 끝내 발설되지 못하고 아직도 내 안에서 자기 징벌 중입니다. 나의 행복이 당신의 불행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권 시인. https://link.coupang.com/a/SF1kS 그럼에도 불구하고 COUPANG www.coupang.com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설 시집 해설을 쓴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이.. 2023. 3. 22. 금희 시집 '고양이 시금치라고 불러' 오늘 소개할 시집은 어제 인천 서구 우리만나 카페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진 금희 시인 두 번째 시집, 도서출판 북인 현대시세계 시인선 145 『고양이시금치라고 불러』입니다. 시집 해설을 쓴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이병국 시인은 금희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고양이시금치라고 불러』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자연적인 소재가 품고 있는 아름다움의 정동을 이미지의 파토스로 전유하여 존재의 내면을 살핀다. 그럼으로써 마주하게 된 존재의 내적 실제는 생래적인 형질 때문인지 아니면 거울처럼 되비추는 시인의 응시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위태롭고 처연하면서도 우리의 마음을 오래 머물게 하는 매혹을 품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금희 시인의 『고양이시금치라고 불러』 시집을 여는 첫 번째 시 「봄은 물고기」입니다. 봄은 물고.. 2023. 3. 20. 봄의 정원으로 오라 / 잘랄루딘 루미 봄의 정원으로 오라 / 잘랄루딘 루미 봄의 정원으로 오라. 이곳에 꽃과 술과 촛불이 있으니 만일 당신이 오지 않는다면 이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리고 만일 당신이 온다면 이것들이 또한 무슨 의미가 있는가. * 오늘 소개한 시는 류시화 시인이 엮은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에 수록된 잘랄루딘 루미의 ‘봄의 정원으로 오라’입니다. 시인 잘랄루딘 루미은 13세기 페르시아 시인이자 신비주의 철학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랑하는 당신이 오지 않는다면 꽃과 술과 촛불을 준비한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당신이 온다고 해서 또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있음과 없음의 존재의 문제. 오고 감의 심연의 문제. 당신이 있으나 없으나 오늘도 꽃은 피고 산비둘기는 구구 날아오릅니다. 2023. 3. 18. 서시 / 윤동주 오늘 소개할 시는 여러분도 잘 아시는 윤동주 시인의 ‘서시’입니다. 윤동주 시인은 1917년에 태어나 1945년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작고한 독립운동가이지 시인입니다. 오늘 소개할 ‘서시’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유고 시집에 수록된 원래 제목은 ‘무제’였습니다.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하고,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바라던 시인.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인간의 고뇌를 이야기하고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하라던 윤동주 시인. 여러분도 오늘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날이 되기를 바랍니다. 윤동주 시인의 ‘서시’입니다. 서시 /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 2023. 3. 16. 진달래 산천 / 신동엽 오늘 소개할 시는 신동엽 시인의 ‘진달래 산천’입니다. 신동엽 시인은 1930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났으며 1959년 조선일보에 ‘이야기하는 쟁기꾼의 대지’로 등단하게 됩니다. 대표작으로는 ‘껍데기는 가라’ ‘금강’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등이 있습니다. ‘진달래 산천’은 전쟁으로 인하여 안타까이 죽어간 꽃다운 청춘들의 죽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땅에 더 이상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어떤 외세와 무기도 가라던 신동엽 시인의 ‘진달래 산천’입니다. 진달래 산천 / 신동엽 길가엔 진달래 몇 뿌리 꽃 펴 있고, 바위 모서리엔 이름 모를 나비 하나 머물고 있었어요. 잔디밭엔 장총(長銃)을 버려 던진 채 당신은 잠이 들었죠. 햇빛 맑은 그 옛날 후고구려적 장수들이 의형제를.. 2023. 3. 14. 묵화墨畫 / 김종삼 오늘 소개할 시는 김종삼 시인의 묵화墨畫입니다. 김종삼 시인은 황해도 은율에서 1921년 태어났으며 1984년에 작고하였습니다. 대표작으로는 ‘묵화’ ‘북치는 소년’ ‘민간인’ ‘시인학교’ 등이 있습니다. 온종일 쟁기질하다 돌아왔을 소와, 뙤약볕에서 밭일하다 돌아온 할머니. 물 먹는 소 목덜미에 손을 얹어 놓고 측은지심의 마음으로 발잔등이 부었다고, 고된 하루를 보냈다고, 적막하다고, 동병상련의 아픔을 전합니다. 마음이 짠해지는 김종삼 시인의 묵화墨畫입니다. 묵화墨畫 / 김종삼 물먹는 소 목덜미에 할머니 손이 얹혀졌다. 이 하루도 함께 지났다고, 서로 발잔등이 부었다고, 서로 적막하다고, -1969. 2023. 3. 12. 자화상自畵像 / 윤동주 오늘 소개할 시는 여러분도 잘 아시는 민족시인으로 추앙받는 윤동주 시인의 ‘자화상’입니다. 윤동주 시인은 1917년에 태어나 1945년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작고한 독립운동가이지 시인입니다. ‘자화상’은 외딴곳에 홀로 있는 우물을 찾아가 우물에 비치는 그림자를 바라보며, 미워졌다가도 가엾어지는 내적 갈등을 겪는 자아를 조용히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나도 내가 한없이 미워지고 가엾고 내가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우물 속에는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부는 가을이 있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자화상’입니다. 자화상自畵像 /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려다 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펄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 2023. 3. 10. 목마와 숙녀 오늘 소개할 시는 여러분도 잘 아시는 박인환 시인의 ‘목마와 숙녀’입니다. 박인환 시인은 1926년 강원도 인제에서 태어났습니다. 1946년「국제신보」에 ‘거리’를 발표하며 등단하였습니다. 1955년 첫 시집 『박인환선시집』를 출간하고 이듬해인 1956년 심장마비로 향년 29세에 요절합니다. 우울과 고독을 노래했던 박인환 시인의 ‘목마와 숙녀’입니다. 목마와 숙녀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木馬(목마)를 타고 떠난 淑女(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傷心(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서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少女(소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 2023. 3. 8. 노동의 새벽 / 박노해 오늘 소개할 시는 박노해 시인의 ‘노동의 새벽’입니다. 1957년생인 박노해 시인은 전남 함평에서 출생. 16세에 상경하여 선린상고 야간부를 졸업합니다. 공순이, 공돌이로 노동자를 천대하던 시절 현장 기능공으로 일하던 노동자였습니다. 1983년 「시와 경제」에 ‘시다의 꿈’이라는 시를 발표하면서 등단하였습니다. 박해받는 노동자의 노(勞) 해방의 해(解) 문구로 박노해라는 필명을 지어 1984년 첫 시집 『노동의 새벽』을 발표합니다. 5공 군사독재 정권에 의해 금지 독서로 지정되었지만 100만 부가 팔려나갔습니다. 얼굴 없는 시인으로 불리던 박노해 시인. 노동자를 탄압하던 자본과 권력에 맞선 진정한 노동자 시인입니다. 노동의 새벽 / 박노해 전쟁 같은 밤일을 마치고 난 새벽 쓰린 가슴 위로 차거운 소주를 .. 2023. 3. 5. 귀천歸天 / 천상병 오늘 소개할 시는 천상병 시인(1930-1993)의 ‘귀천(歸天)’입니다. 1952년 『문예』에 ‘강물’ 등을 발표하며 등단하였습니다. 대표 시로는 ‘귀천’ ‘소능조’ ‘새’ ‘강물’ 등이 있습니다. 1967년 동백림사건에 연루되어 여러 번의 전기고문을 당하는 등 고문의 후유증으로 아이를 못 낳게 되었고 정신병까지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거리를 떠돌다 서울시립 정신병원에 행려병자로 입원하게 되었고, 그의 생사를 모르던 문인들이 그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유고 시집으로 『새』를 출판하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죽음을 소풍 갔다 돌아오는 것처럼 순진무구를 노래했던 천상병 시인. 잠시 하늘에서 내려와 이 세상을 살다 간 천진난만했던 천상의 시인이었던 것입니다. 귀천歸天 /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 2023. 2. 26. 이전 1 ··· 33 34 35 36 37 38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