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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에게 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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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하신 님 / 이매창 오늘 소개할 시는 조선 중기 때 기생이자 문장가였던 이매창의 시 ‘취하신 님’입니다. 황진이, 허난설헌과 함께 조선 최고의 여성 시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첩의 자식으로 태어나 가장 천한 신분이 기녀의 삶을 살아야 했던 이매창. 이 시에 나오는 화자님은 초면이 아니고 구면인 것 같습니다. 술에 취한 선비가 막무가내로 그녀의 옷을 벗기려다 그만 비단 저고리가 찢기고 맙니다. 비단 저고리가 아까운 게 아니라 그동안 주었던 정마저 끊어질까 두렵다고 합니다. 재치 있고 절개 있는 시 같지만, 기생의 신분으로 살아야만 했던 그녀의 슬픔이 느껴지는 시입니다. 취하신 님 / 이매창 술 취하신 님 날 사정없이 끌어당겨 끝내는 비단 저고리 찢어 놓았지요 비단 저고리 아까워 그러는 게 아니어요 주신 정마저 끊어질까 두려워.. 2023. 2. 23.
꽃이 예뻐요 제가 예뻐요? / 이규보 오늘 소개할 시는 고려시대 재상이자 문신인 이규보의 꽃이 예뻐요 제가 예뻐요? 라는 시입니다. 원래 제목은 ‘折花行(절화행) 꽃을 꺾어’ 입니다. 먼 옛적에도 달콤·살벌, 아옹다옹 그렇게 사랑하며 한세상 살았나 봅니다. 생생하게 그림이 그려지는 재치가 돋보이는 빙그레 웃음이 벙그는 시입니다. 오늘 사랑하는 애인이나 아내, 어머니에게 무심한 척 꽃 선물해 보시는 것 어떠시려는지요. 꽃이 예뻐요 제가 예뻐요? / 이규보 모란꽃 이슬 머금어 진주 같은데 신부가 꺾어 들고 창가를 지나다 빙그레 웃으며 낭군에게 묻기를 꽃이 예뻐요, 제가 예뻐요? 장난기 가득한 낭군이 답하기를 꽃이 당신보다 더 예쁘구려 그 말을 듣고 토라져 버린 신부 꽃을 밟아 뭉개며 말하기를 꽃이 저보다 예쁘다면 오늘 밤은 꽃을 안고 주무세요... 2023. 2. 20.
한 잎의 女子 / 오규원 오늘 소개할 시는 여러분도 잘 아시는 오규원 시인의 ‘한 잎의 女子’입니다. ‘-언어는 추억에 걸려 있는 18세기형의 모자다’라는 부제가 붙은 시입니다.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그만 여자’. 하고많은 여자 중에 왜 물푸레나무 잎을 닮은 여자일까요. 있는 듯 없는 듯 흔한 얼굴로 숙맥 같은 얼굴로 내 곁에 왔던 영혼이 맑았던 어린 날의 한 소녀를 생각합니다. 우리의 누이이거나 딸이었을 애인이었을 물푸레나무 한 잎 같은 여자, 물푸레나무 어린잎을 오늘도 조용히 흔들것 같은 여자. 결코 아무도 가질 수 없는 여자. 그래서 더 가지고 싶은 사랑스러운 ‘한 잎의 여자’입니다. 한 잎의 女子 / 오규원 나는 한 女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조그만 女子, 그 한 잎의 女子를 사.. 2023. 2. 17.
해바라기의 비명(碑銘) / 함형수 오늘 소개할 시는 함형수 시인의 「해바라기의 비명」입니다. 함형수 시인은 함경북도 경성에서 1914년 태어나 1946년 정신착란증으로 북에서 사망합니다. 평생 17편의 시를 발표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무덤 앞에 비석을 세우지 말라는 것은, 죽음도 삶의 일부분이므로 죽음을 단정 짓지 말라는 뜻일 겁니다. 무덤 주위에 해바라기를 심고 해바라기 사이로 끝없는 보리밭을 보여달라고 합니다. 하늘을 쏘는 노고지리가 있거든 아직도 날아오르려는 나의 꿈이라고 합니다. 걸림 없는 사랑과 자유를 추구하던, 이상세계로 비상하려던 함형수 시인의 「해바라기의 비명」입니다. 해바라기의 비명(碑銘) / 함형수 -청년 화가 L을 위하여 나의 무덤 앞에는 그 차거운 비(碑)ㅅ돌을 세우지 말라. 나의 무덤 주위에는 그 노오란 해바라기를.. 2023. 2. 14.
전라도 가시내 / 이용악 오늘 소개할 시는 이용악 시인의 ‘전라도 가시내’입니다. 이용악 시인은 1914년 함경북도 경성군에서 태어났으면 1971년 북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라도 가시내’ 는 이용악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오랑캐꽃』에 수록된 시입니다. 일제 강점기 북간도 술막에서 둘은 만납니다. 식민지 백성으로 부박한 유민의 삶을 사는 함경도 사내와 전라도 어느 섬에서 팔려 온 듯한 전라도 가시내. 둘 다 나라 잃은 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누이같이 서로를 위로하며 연대하려 합니다. 앞으로 나가려 합니다. ‘전라도 가시내’를 읽을 때마다 마음 저리는 아픔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요. 그 옛날 우리 모두의 오빠이었거나 누이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전라도 가시내 / 이용악 알룩조개에 입맞추며 자랐나 눈이 바다처럼 푸.. 2023. 2. 8.
모닥불 / 백석 오늘 소개할 시는 백석 시인의 ‘모닥불’입니다. 백석(본명 백기행) 평안북도 정주에서 1912년 출생. 1996년 북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935년 조선일보에 ‘정주성을’을 발표하면서 등단하였고 ‘모닥불’은 1936년에 출간한 시집 『사슴』 실린 시입니다. 백석의 시에는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띄어쓰기와 맞춤법이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자주 등장하는 고어(古語)와 평안도 방언의 어휘 때문에 다소 생소하고 낯설게 다가올 것입니다. 그러나 몇 번이고 곱씹어 읽다 보면 백석 시의 묘미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모닥불 / 백석 ​ ​ 새끼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갓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도 짚검불도 가락닢도 머리카락도 헝겊조각도 막대꼬치도 기왓장도 닭의 짗도 개터럭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문장.. 2023. 2. 5.
님의 침묵 / 한용운 오늘 소개할 시는 여러분도 잘 아시는 시인이자 승려이고 독립운동가였던 만해 한용운의 ‘님의 침묵’입니다. 자유와 평등을 노래했던 한용운. ‘님의 침묵’에 나오는 ‘님’의 대상에 대하여 사랑하는 님이라든가, 부처, 민족, 중생, 부모 등 다양한 해석이 있습니다. 당신 곁에 있는 수많은 ‘님’들을 떠올리며 만해 한용운의 ‘님의 침묵’을 감상하였으면 합니다. 님의 침묵 /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 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指針)을 돌 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 2023. 2. 2.
2022년 인천작가회의 소설가 11인이 쓴 소설집 [마술이 필요한 순간] 이출간되었다. 2022년 인천작가회의 소설가 6인이 쓴 소설집 [마술이 필요한 순간] 이출간되었다. 참여 소설가로는 홍명진·김경은·조혁신·안종수·유영갑·홍인기·황경란·최경주·박정윤·이상실·오시은 등 이다. 2022. 11. 28.
2022년 인천작가회의 시인 43명이 참여한 시선집 [여전히 먼] 이 출간 되었다. 작품 86편이 수록되어 있다 참여 시인으로는 강성남·고광식·고철·금희·김경철·김네잎·김림·김명남·김시언·김영산·김영언·류명·문계봉·박성한·박완섭·박인자·박일환·서운·손병걸·손제섭·신현수·양수덕·오석균·옥효정·유정임·이경림·이권·이기인·이명희·이설야·이성혜·이종복·임희진·자하·정민나·정세훈·정우신·조정인·조혜영·지창영·천금순·최성민·호인수 시인이 참여했다. 2022. 11. 28.
모든 경전을 불태워버리다 모든 경전을 불태워버리다 / 이권 2014년 4월 16일 08시 58분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배 안에 사람이 있다고 제발 살려달라고 연신 카톡을 보내왔다 사람들은 두 손을 모은 채 모두 무사히 돌아오게 해달라고 하느님에게 부처님과 천지신명께 간절히 기도를 올리며 애원했다 그러나 신들은 우리의 간절한 소원을 외면했고 아이들은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2017년 4월 4일 이른 아침 시리아 칸셰이쿤에서 정부군의 독가스 공격으로 어린아이들이 무참히 살해되었다는 소식이 긴급속보로 전해졌다 한 아버지가 독가스 참사로 숨진 생후 9개월 된 쌍둥이 아기를 안고 울고 있었다 하느님과 부처님과 천지신명이 계시다면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또 일어난 것이다 신의 귀싸대기라도 실컷 후려쳐 주고 싶다.. 2022. 11. 24.
아빠의 계급장 아빠의 계급장 / 이권 아빠가 새벽 출근길을 나서고 있어요 예비역 병장이 전부인 아빠의 계급 붉은 띠 동여매고 기차를 멈추게 했다는 죄로 아빠는 그나마 있었던 계급까지 강등되었어요 계급이 떨어진 아빠는 입맛이 없다며 저녁도 안 드시고 먼 산을 바라보며 담배만 피우고 있었지요 아빠의 주름살이 계급장을 높이려다 생긴 싸움의 흉터라는 것도 그때 알았어요 밤마다 배롱나무 멱살을 붙잡고 빗장걸이와 뒤치기를 연습하는 아빠 오늘은 꼭 이기셔서 빼앗긴 계급을 되찾아오세요 아빠의 계급이 나의 밥줄이 되고 우리 모두의 생명 줄이니까요 아빠! *이권시집 『꽃꿈을 꾸다』 도서출판b. 2018. 06. 2022. 11. 23.
그때 그 사람 오늘 소개할 시는 저의 두 번째 시집 『꽃꿈을 꾸다』에 실린 '그때 그 사람'입니다.  그때 그 사람 / 이권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이 있던 해 나는 서울역에서 청기와적기를 흔들며 열차를 입환하는 역무원으로 근무했다. 호헌 철폐와 독재 타도를 외치는 시위대의 함성소리. 경찰이 쏘는 최루가스와 자동차 경적소리가 온 도시를 뒤덮고 있었다.   입환 작업을 마치고 사무실에서 잠시 쉬고 있을 때 백골단에 쫓기던 여학생이 매캐한 최루가스를 끌고 사무실로 숨어 들어왔다. 눈이 따갑다며 연신 눈물과 콧물을 흘리던 학생 한쪽 발이 맨발이었다 경찰에 쫓기다 신발 한 짝을 잃었다고 했다. 내가 준 헌 작업화 신고 선로에서 돌멩이 몇 개 호주머니에 넣으며 묵례하고 떠난 학생.   수십 년이.. 2022.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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