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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에게 반하다.
시 배달부 오늘의 시

빗방울 연주 / 이권

by 시(詩) 배달부 2024.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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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pixabay.

 

오늘 소개할 시는 2019년도 시작 노트에 써놓은 미발표된 시 ‘빗방울 연주’입니다.

 

 

빗방울 연주 / 이권

 

 

차락차락 봄비가 떨어지고 있다

마른 풀 적시며

자박자박 걸어오는 봄비

 

아직도 떠나지 못한 겨울이

남아 있는지 외양간

함석지붕을 두드리고 있다

 

마당귀 개밥 그릇에도

비에 젖은 음표들에 떨어지고 있다

 

봄비가 그려내는 동그라미 속

물방울 귀걸이를 한

배롱나무 한 그루 서있다

 

높은음자리표 내 걸린 하늘

도돌이표 찍어대는 봄비

 

해소병을 앓는 아버지의

기침 소리가 빗속으로 번져갔다

 

2019. 03.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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