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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에게 반하다.
시 배달부 오늘의 시

해 질 무렵 / 이권

by 시(詩) 배달부 2024.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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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찍은 석양 사진입니다.

 

오늘 소개할 시는 제가 2016년도에 시작 노트에 써놓은 미발표 시 ‘해 질 무렵’입니다.

 

 

해 질 무렵 / 이권

 

 

강변 모래톱 새끼 자라를

등에 업은 어미 자라가 바위에 올라

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다

 

물총새가 하늘 높이 날아오르고

방아깨비가 명아주 가지

끝에 앉아 방아를 찧고 있다

 

강 건너 숲속에서 뻐꾸기 울고

흑염소가 맴맴 새끼 염소를 찾고 있다

 

탁발승이 사립문 앞에서 반야심경을

외우다 긴 그림자를 끌고 돌아갔다

 

아랫마을에 초상이 났는지 여자의

울음소리가 강바람을 타고 올라왔다

 

어릴 적 해 질 무렵 일어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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