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오늘 소개할 시는 제가 2016년도에 시작 노트에 써놓은 미발표 시 ‘해 질 무렵’입니다.
해 질 무렵 / 이권
강변 모래톱 새끼 자라를
등에 업은 어미 자라가 바위에 올라
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다
물총새가 하늘 높이 날아오르고
방아깨비가 명아주 가지
끝에 앉아 방아를 찧고 있다
강 건너 숲속에서 뻐꾸기 울고
흑염소가 맴맴 새끼 염소를 찾고 있다
탁발승이 사립문 앞에서 반야심경을
외우다 긴 그림자를 끌고 돌아갔다
아랫마을에 초상이 났는지 여자의
울음소리가 강바람을 타고 올라왔다
어릴 적 해 질 무렵 일어난 일이다
728x90
반응형
'시 배달부 오늘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다를 훔치는 법 / 이권 (132) | 2024.07.29 |
---|---|
빗방울 연주 / 이권 (117) | 2024.06.18 |
마돈나 / 이권 (110) | 2024.05.06 |
시(詩) 봄은 노랗다 / 이권 (69) | 2024.02.13 |
시(詩) 미당장에 간 엄니는 돌아오지 않고 (81) | 2024.02.09 |
댓글